복합구역 “민자개발” “그린공원” 팽팽
“과학도시 대전의 상징인데, 부유층을 위한 아파트와 상업시설이 무슨 말이냐.”(시민단체) “과학시설이란 정체성을 유지하고, 공익성도 추구하겠다.”(대전시) 1993년 국내 최초로 국제공인박람회가 열렸던 대전엑스포과학공원 재창조사업을 놓고 마찰이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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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엑스포과학공원을 문화산업구역 13만 2232㎡, 과학공원구역 32만 9062㎡, 복합개발구역 9만 9174㎡로 나눠 개발한다. 이중 전체 면적 17.7%에 해당하는 복합개발구역은 민간에 매각, 아파트·호텔·백화점 등으로 개발할 방침이다.
●대전시 “아파트 등 개발추진”
민간사업자는 한빛탑, 자기부상열차, 누리관, 교통안전체험센터 등 4개 시설을 존치하는 한에서 과학공원구역도 개발할 수 있다. 국비유치로 고화질(HD)드라마타운 등을 조성하는 문화산업구역은 제외된다. 사업은 올해 실시설계 등에 이어 내년 착공, 2013년 말 끝난다. 김기환 엑스포재창조계장은 “엑스포과학공원은 민간사업자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자본이 아니고는 살릴 수 없다.”며 “평가에서 과학공원구역계획 배점을 복합개발구역보다 1.6배 더 주고 공익성 담보 장치도 마련했다.”고 말했다.
반면 시민단체들은 시가 공원성격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않고 민간사업자에게 개발을 맡기는 것은 무책임하다며 반대하고 있다.
●“민간업자에 특혜주는 꼴”
지역개발 전문가들의 의견은 “주거시설은 민자 유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필수적이다.”는 주장과 함께 “국가사업 유치가 어렵다면 과학과 에코가 결합된 그린공원으로 바꾸는 게 바람직하다.”는 주장으로 팽팽히 맞서 있다. 지난해 봄 실시한 복합개발구역 개발방안 설문조사에서 시민들은 테마랜드·문화센터·아쿠아리움을 선호했고 호텔·백화점·아파트 사업은 하위권을 차지했다. 엑스포과학공원은 국제박람회가 끝난 뒤 관람객이 급감, 해마다 50억원 안팎의 적자를 보았고, 이를 운영한 지방공기업은 2008년 4월 행정안전부로부터 청산명령을 받았다.
현재 공원에는 아이맥스영상관 등 15개 전시관이 있으나 6곳은 운영되지 않고 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2010-02-22 2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