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부터 과학중점학교 지정 사교육 없는 공교육 모델로
“기피하던 학교에서 가고 싶은 학교로”부산시 기장 장안고의 교육혁신이 공교육의 희망모델이 되고 있다. 1974년 개교한 장안고는 수년 전만하더라도 신입생 정원 채우기에 급급할 정도로 인기 없는 학교였다. 농·어촌 지역의 학교 특성상 교육여건이 도시 학교보다 상대적으로 열악해 학생들이 찾지 않았다. 그러던 이 학교 올해 신입생 경쟁률이 5대1을 기록했다. 2006년 미달사태를 빚은 것과 비교하면 기적이나 다름없다.
입학을 위한 중학교 내신성적 합격선도 2008년 74%, 2009년 21%, 올해는 4%로 크게 높아져 특목고와 별반 차이가 없을 정도다. 장안고가 3년이란 짧은 기간에 신흥 명문고로 도약한 것은 2007년 ‘교육과정 자율학교’로 바뀌면서 비롯됐다.
박춘성 교사는 “올해 과학 중점학교로 지정받으면서 과학고 진학을 준비하던 우수 학생들이 많이 입학했다.”면서 “사교육 없이 학교에서 충실히 공부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부산 전역에서 우수학생들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자율고로 전환되면서 부산 전역에서 학생모집이 가능해졌고 학교장 재량으로 교과과정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됐다. 또한 미국 아이비리그와 중국 등 해외 유명대학 탐방, 장학금 혜택, 기숙사 완비 등 교육환경을 한층 업그레이드했다. 이 같은 소문이 나자 지난해부터 부산 전역에서 실력 있는 우수학생들이 몰려들었다.
지역사회와 기장군의 전폭적인 지원도 한몫했다. 기장군은 지역 인재양성과 질 높은 교육여건 조성 등을 위해 2008년부터 장안고에 매년 2억원씩 지원하고 있다. 인근에 있는 고리원전도 학교 강당과 기숙사를 짓는 데 도움을 주고 매년 7000만~8000만원을 지원해 준다.
올해부터는 과학 중점학교로 지정돼 과학고 못지않은 다양한 과학 수업이 가능해져 발전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학교는 과학중점고의 장점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과학·수학 과목을 특화 시켜 다른 인문계학교보다 수업 및 실습 시간을 더 많이 배정해 학생들의 과학실력을 집중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전국 학생과학발명대회에서 김용호(2학년)군이 생활과학 영역에서 ‘안전한 인체 감지 열풍기’를 출품해 은상을 차지하는 등 각종 과학전람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냈다. 교내 과학 행사와 과학전람회, 과학 발명품 대회, 1인 1과제 연구대회 등을 통해 학생들이 성취감과 자신감을 얻을 수 있도록 배려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학생들이 희망하는 대학별로 멘토교사를 지정해 대학진학의 길잡이 역할을 하도록 하는 등 대학진학 프로그램도 알차게 운영하고 있다.
우의하 교장은 “교사 등 학교 구성원의 열정과 학생들의 공부열의에 힘입어 장안고가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났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2010-06-22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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