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정비·농가소득 1석2조
전북 완주군 삼례읍 신금리 완주지역자활센터 황토사업단. 전통적인 방법으로 수제 황토벽돌을 생산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사회적 기업 역할을 하는 일터로 유명하다. 시멘트 위주의 현대건축에서 탈피해 옛 황토집을 선호하는 요즘, 이곳에서 생산되는 황토벽돌이 웰빙 바람을 타고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수제 황토벽돌 웰빙 바람에 인기
황토사업단은 2009년 6월 군이 특수시책사업의 일환으로 설립했다. 황토의 생기력이 인체에 매우 유익하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입증돼 애호가들이 급증하고 있다는 사실에 착안했다.
4000여㎡의 터에 대형 비닐하우스 3동을 설치하고 자활사업단 인력을 투입해 황토벽돌 생산에 들어갔다. 지난 20일 찾아간 공장에는 그동안 일자리를 찾지 못해 걱정이던 11명이 제조 기술을 익혀 하루 200~250장의 수제황토벽돌을 생산하느라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사업단에서는 애초 기계식 황토벽돌을 시도했으나 단점이 많아 일일이 정성을 쏟아 만드는 손벽돌을 생산하기로 했다.
이곳에서 만드는 황토벽돌은 황토 80%에 규사와 볏짚 20%를 배합한 전통적인 제조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발로 밟아 짓이긴 황토를 손으로 뭉쳐 성형 틀에 넣어 만드는 과정을 거친다. 이때문에 강도유지를 위해 시멘트나 석회를 섞는 다른 제품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양질의 황토에 2.5㎝ 크기로 자른 볏짚을 섞어 뭉치기 때문에 기계벽돌보다 강도가 좋고 습기에도 강하다. 기계벽돌보다 공기층이 많아 단열효과가 크고 습도조절, 방부효과, 통풍력, 방음효과, 항균력이 뛰어나다. 공기정화는 물론 탈취효과도 크다. 가격도 1장에 1800원 선으로 시중 판매가 2500~3000원보다 훨씬 싸다.
이곳에서 생산된 황토 손벽돌은 밀려드는 주문량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근로자들도 전통 황토벽돌 제조 기술을 익혀 장래에 높은 임금을 받는 장인으로 대우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황토사업단에서 벌어들인 자금은 이곳 근로자들이 자립할 수 있는 공동체 지원금으로 사용된다.
황토사업단 이광조(53) 팀장은 “마르지 않은 벽돌 한장의 무게가 7~8㎏이나 돼 하루 종일 일하다 보면 어깨에 통증을 느낄 때가 많지만 전통방식의 수제 황토벽돌을 만드는 재미가 크고 일자리도 보장돼 고단한 줄 모른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군은 황토사업단의 사업영역을 단순한 벽돌 생산에 그치지 않고 농촌의 빈집을 황토방으로 리모델링해 도시민들에게 제공하는 ‘그린투어리즘’으로 확대했다. 운주, 동상, 경천면 등 경관이 좋은 지역의 빈집을 황토방으로 꾸며 민박과 농촌체험 활동 장소로 활용해 빈집도 정비하고 농가소득도 올리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군 주민생활지원과 박일근 복지기획담당은 “황토사업단은 일자리 창출과 양질의 웰빙 건축자재 생산은 물론 빈집 황토방사업 등 폭넓은 효과를 거두고 있다.”면서 “웰빙 황토마을 만들기 사업이 농촌지역 활성화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2010-09-24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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