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으로부터 싸움소를 제대로 지켜내지 못할 경우 경기에 출전시킬 싸움소 확보의 어려움으로 운영 차질은 물론 관광객들이 수년간 기다려 온 개장 기대가 물거품으로 돌아갈 수 있어서다.
청도 소싸움 경기 시행자인 청도공영공사는 오는 9월 3일 소싸움장 상설 개장에 대비해 이달부터 전국의 싸움소 주인들로부터 연간 출전등록을 받을 예정이라고 6일 밝혔다.
대상은 싸움소 1000여마리 중 기량이 뛰어난 160마리이다. 이들 싸움소의 몸값은 적게는 2000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을 훨씬 웃돌고 있다.
공사는 등록된 싸움소를 대상으로 매주 토·일요일 하루 13회 안팎의 경기를 벌일 계획이다. 싸움소는 회당 출전수당 70만~90만원과 승리수당 40만~50만원을 받게 된다.
그러나 구제역이 급속히 확산되면서 공영공사에 싸움소 확보 비상이 걸렸다. 싸움소가 주로 사육되고 있는 경남 진주·함안·의령·창녕·김해·창원 및 청도까지 구제역이 덮칠 경우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공영공사가 키우고 있는 싸움소 100여마리도 구제역의 안전지대에 놓인 상황은 아니다.
때문에 최악의 경우 어렵사리 성사된 경기장 개장을 재연기하는 사태까지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따라 공영공사와 전국의 싸움소 주인들은 방역당국에 백신 접종과 함께 싸움소를 구제역으로부터 격리하기 위한 특별 자금 30억~40억원 지원을 요청하고 나섰다.
싸움소 18마리를 키우는 최진호(38·청도군 화양읍)씨는 “고액 몸값을 뽐내는 싸움소를 구제역으로부터 지켜내기 위해 24시간 방역에 매달리고 있으나 장담할 수 없다.”면서 “하루빨리 백신 접종이 됐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공영공사 관계자는 “우여곡절 끝에 경기장 개장을 앞두고 구제역이 통제 불능의 사태로 확산돼 정말 난감하다.”면서 “제발 싸움소만은 구제역에 감염되질 않기를 하늘에 빌 뿐”이라고 말했다.
청도 소싸움 경기장은 2007년 800여억원을 들여 완공됐으나 공영공사와 경기장 민간 건설회사인 한국우사회㈜가 위·수탁 계약 등의 문제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는 바람에 개장이 미뤄졌다.
청도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2011-01-07 1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