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직 출신 이기환 방재청장 대구·경북 소방관들과 ‘현장 대화’
“여러분들이 국민들로부터 신뢰받지 못하면 조직이 살 수 없습니다. 국민들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생활안전분야도 적극 출동해 소방 서비스를 제공해야 합니다. 동시에 저도 여러분의 고민과 의견을 열심히 듣고 여러분과 국민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하겠습니다.” 이기환 소방방재청장이 취임 4개월 만에 본격적인 현장 소통 행보에 나섰다.이 청장은 29일 대구 소방안전본부 북부소방서를 방문, 대구·경북 현장 소방공무원 150여명과 ‘대구·경북 소방공무원과의 대화의 시간’을 갖고 이들의 의견을 소방 정책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이기환 소방방재청장이 29일 대구 소방안전본부 북구 소방서에서 소방공무원 150여명과 대화의 시간을 갖고 있다. 이 청장은 앞으로 전국 주요 소방관서를 방문, 현장 대원들의 의견을 정책에 반영할 방침이다. 대구 소방안전본부 제공 |
청장과의 대화에서는 이 청장이 지난 7월 취임 일성으로 소통을 통한 조직 화합과 선진 일류 재난안전 정책 실현을 강조한 만큼 일선 현장의 최대 숙원인 3교대 근무와 직원 복지 문제 등 다양한 질문이 쏟아졌다.
이 청장은 “현장 소방관은 3교대 근무를 원칙으로 하고 있으나 아직도 3교대 근무가 이뤄지지 않는 곳이 많다.”는 한 소방관의 지적에 대해 “인력 부족으로 완전한 3교대 시행은 어렵다.”면서도 “부족한 인력은 의무소방원을 지원하는 방안과 2교대 근무지에 대해서는 매달 휴무를 2회 추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직원 복지에 관한 질문에 대해서는 “3교대 근무 역시 복지 개선 차원에서라도 꼭 필요하다.”면서 “노후 소방차량 교체 등 지역실정에 맞는 개선 방안을 마련토록 지시할 방침”이라고 대답했다.
이 밖에 구급대원 인력 충원 요청에는 경북소방본부에 내년도 인력 충원 시 구급대원 보강 계획을 포함하라고 지시했다.
이 청장은 대구 소방안전본부를 시작으로 앞으로 전국 주요 소방관서를 방문, 현장 소방관의 애로사항과 의견을 듣고 현장 중심의 소방정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 청장의 이 같은 현장 소통에 대해 일선 소방관들은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 소방관은 “업무 환경도 열악하고 항상 위험한 상황에 노출돼 있어 복무 사기가 매우 중요한데 소방직 출신인 청장님이 대원들의 사기를 높여주고 있다.”면서 행정직 출신인 박연수 전 청장에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박 전 청장은 단순 성과평가 위주의 ‘화재와의 전쟁’ 정책을 추진, 일선 대원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힌 바 있다. 지난 7월에는 당시 충북 음성소방서장이었던 류충 서장이 공개적으로 청장의 정책을 비판해 파문이 일었고, 소방발전협의회와 현장 소방관들의 지지 성명이 줄을 잇기도 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2011-11-3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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