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증 붙어 주민부담” “7월 이후 검토해야”
세종시 첫마을아파트 입주를 코앞에 두고 대전시와 충남 연기군이 택시 영업구역 통합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 때문에 할증요금 시비 등 입주민들의 불편과 불이익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30일 대전시와 연기군에 따르면 지난 10월부터 세종시 첫마을 입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대전시 유성구 반석동~연기군 금남면 첫마을 사이의 택시 영업구역 확대·조정 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대전시는 택시 영업구역 통합을 원하고 있지만 연기군은 부정적인 입장이다.
윤창노 대전시 택시행정계장은 “택시 영업구역 통합이 안 되면 지역경계 할증요금이 붙어 첫마을 입주민들에게 경제적인 부담이 발생한다.”면서 “금남면에서 영업하는 택시도 몇 대 안 돼 첫마을 주민들의 수요를 충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역 경계를 넘을 때 부과되는 할증은 요금의 20%이고, 현재 209대의 연기군 전체 택시 가운데 첫마을이 있는 금남면 소재지에서 운행되는 택시는 9대밖에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대전시는 첫마을아파트 입주민들이 대전으로 택시를 타고 온 뒤 지하철을 이용해 쇼핑하고, KTX도 주로 대전역에서 이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면 연기군은 현 영업자동차운수사업법상 시·군 간 택시영업구역을 통합할 수 없게 돼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연기군 교통행정계 관계자는 “세종시에 편입되는 충남 공주시와 충북 청원군 일부 지역을 제쳐놓고 대전시와 일부 구간 택시 영업구역을 먼저 조정하기는 불가능하다.”며 “내년 7월 세종시 출범 이후에 검토할 문제”라고 못박았다.
이 관계자는 “대전과 세종시를 택시로 오가도 지역 경계 사이에서 발생하는 할증요금은 수백원밖에 안 돼 부담이 크지 않다.”면서 “금남면 내 택시도 지금은 적지만 첫마을에 주민이 많아지면 군내 다른 택시들이 몰려가 부족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대전시가 영업구역 통합을 요구하는 배경에는 남아도는 자기네 택시를 세종시에서 소화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같다.”면서 “실제로 대전시에서 ‘대전의 과잉 택시 100대를 받아 달라’는 말도 안 되는 요구도 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현재 대전에는 개인 5489대, 법인 3370대의 택시가 영업 중이다.
이 때문에 오는 27일부터 내년 6월까지 세종시 첫마을에 입주하는 6520여 가구 주민들은 할증요금 등이 부과되는 택시를 타지 않으려면 승용차나 세종시~대전 유성 간 시내버스를 이용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2011-12-01 1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