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까지 찾아가 치료해 드려요”
#충남 아산시 송악면에서 홀로 사는 김모(87) 할머니는 오늘도 마을주치의를 손꼽아 기다린다. 일어서지 못할 정도로 관절염이 심하지만 고령이라 수술도 받지 못한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보건지소장이 직접 찾아와 치료를 해 줘 많이 나았다. 할머니는 “몸이 불편할 때면 수시로 전화를 걸어 물어보기도 한다. 기분도 쾌활해졌다.”고 말했다.
#목이 뻣뻣해 고개를 움직이지 못했던 충남 청양군 장평면 유모(76) 할머니는 요즘 보건지소 한의사로부터 침을 맞는다. 할머니는 “침을 맞은 뒤 목이 잘 돌아간다. 허준이 따로 없다.”면서 “늙어서 가기 힘드니 더 자주 좀 오라.”고 활짝 웃었다.충남도가 자치단체 중 처음 도입한 ‘우리마을 주치의제’가 농어촌 주민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은 자기 집 ‘안방’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어 여간 좋아하지 않는다.
1일 도에 따르면 지난해 4월 마을 주치의제를 도입했다. 간호사 1명이 혈압을 체크하고 파스 등을 건네는 방문 간호와 달리 의사와 간호사로 구성된 진료진이 마을을 정기적으로 찾아가 진료는 물론 치료까지 해 주는 제도다.
송기력 도 주무관은 “65세 노인이 30%를 넘는 의료 사각지대 농어촌이 많기 때문에 시·군 협조 아래 정기적·집중적인 주민 건강관리가 필요해 도입했다.”고 말했다. 보건지소당 1개 마을씩 모두 166개 농어촌 마을에 매달 한 차례 이상 복수의 의료진들이 ‘주치의’로 방문하고 있다. 사업착수 후 지금까지 4만 2393가구, 주민 9만 3347명 가운데 3만 9120명이 내과, 한의과, 치과 등의 진료를 받았다.
진료만 하는 게 아니다. 컵쌓기, 노래교실, 레크리에이션 등 각종 건강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주민들의 여가활동을 돕고 있다. 발 관리, 손마사지, 건강체조를 가르치고, 전립선 및 폭염 예방법 등도 알려준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어르신 노후생활 걱정 잊으세요”
충북도 내 제천시 등 6개 기초 지자체에서는 장수하는 노인들을 위한 다양한 복지시책을 편다.
제천시는 90세 이상 노인 500여명의 건강한 노후생활을 돕기 위해 간호사 9명, 물리치료사 1명, 사회복지사 1명 등 11명으로 장수어르신 건강관리팀을 구성해 운영한다고 1일 밝혔다.
이들은 월 2~4회 노인들을 방문해 기초 건강체크, 낙상 예방교육, 영양관리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중증 질환이 있는 노인의 경우, 매주 목요일 건강관리팀과 의사가 함께 방문해 진료를 해 주고 기저귀 등 의료용 소모품 41종을 무료로 제공키로 했다. 제천시는 또 올해부터 100세가 되는 노인들을 방문해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장수패와 욕창 방지매트 등 10만원 상당의 생필품을 전달하고 있다.
청원군은 ‘노년이 행복한 효도 청원 만들기’를 역점사업으로 정하고 올해부터 85세 이상 노인들에게 월 4만원의 장수수당을 지급한다. 대상은 1700여명이다.
83세 이상 노인들에게 매달 3만원의 장수수당을 지원하는 단양군은 올해부터 차등을 둬서 100세 이상 노인에게는 월 10만원의 장수수당을 지급하기로 했다. 현재 단양지역 100세 이상 노인은 11명이다.
영동군은 지난해부터 읍·면을 돌면서 80세 이상 노인들에게 점심을 대접해 주는 장수어르신 상차려드리기 사업을 하고 있다.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2012-02-02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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