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전북, 금강하구둑 용역발표 앞두고 또 마찰
금강하구둑 해수 유통 문제를 놓고 충남과 전북이 또다시 마찰을 빚고 있다. 이달 초 4대강살리기 추진본부의 제2차 금강하구역 생태조사 및 관리체계 구축 최종 연구용역 결과 발표를 앞두고 신경전이 치열한 것이다.2일 충남 서천군에 따르면 나소열 군수는 최근 성명을 내고 “금강하구가 해수 단절 후 군산해상도시 매립지, 북측도류제, 군산복합화력발전소 등 각종 무리한 개발로 황폐화되고 있다.”며 즉각적인 해수 유통을 촉구했다.
서천군은 “금강하구둑이 설치된 뒤 매년 11㎝ 이상 퇴적토가 쌓이고 수질이 4등급으로 떨어져 10년쯤 지나면 농업용수로도 쓰기 어렵다.”며 수질 개선을 위해 해수 유통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금강하구 수질은 화학적산소요구량(COD)이 하구둑 건설 후 1992년 5.2㎎/ℓ에서 2010년 7.2㎎/ℓ로 떨어져 농·공업용수 기준인 8.0㎎/ℓ에 근접하고 있다.
군은 “정부는 하구둑 서천 쪽에 갑문을 신설해 계속 열어두면 해수가 24㎞ 상류까지 올라가 농·공업용수로 못 쓴다고 하지만 2~3개만 열면 5㎞밖에 안 올라가 용수 확보에 어려움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퇴적토 때문에 충남 생산량의 90%에 이르는 서천 김에 황백화 현상이 빈발하고 하구둑으로 어도(물고기 통로)가 막혀 어민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정성 군 기획계장은 “충남 부여취수장에서 전북으로 물을 끌어오는 방법도 있다.”면서 “해수 유통이 안 돼 수질이 크게 악화된 영산강·낙동강의 전남, 부산과 연대해 조만간 대국민토론회를 열어 공론화하고, 금강수계 6개 충남 시·군과도 연대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전북은 자기 지역에 물을 대는 군산시 나포 및 서포양수장이 하구둑에서 5~10㎞밖에 안 떨어져 있어 해수가 유입되면 농·공업용수로 사용하기가 어렵다고 주장한다. 한대천 시 기획계장은 “부여취수장은 용량이 크게 부족하고 전북까지 관로를 확장하는 것은 건설비가 천문학적이어서 불가능하다.”면서 “하구둑 해수 유통보다 금강수계 자치단체들이 공동 대책을 세워 수질 관리를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잘라 말했다.
서천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2012-02-03 1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