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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대여금고 압류불구 423명 중 14명만 세금 내 20

지난달 28일 서울시 38세금징수과에 전화를 건 연예인 A씨는 다급한 목소리로 “체납세금을 내겠으니 대여금고 압류 봉인을 풀어 달라.”고 요청했다. 사업 실패로 빚쟁이들에게 시달린 터라 한 푼이 급했지만 은행 개인금고까지 빨간 딱지가 붙자 비로소 세금을 내겠다고 밝힌 것이다. 그는 바로 시 공무원들과 함께 은행으로 가 대여금고를 연 뒤 1200만원을 납부했다. 정치인의 친인척인 B씨는 압류조치 나흘 만에 세금 1억 400만원을 납부했다. 그는 “대여금고에 중요한 서류가 있는데 압류로 열 수 없다.”면서 “봉인조치를 해제하면 돈을 내겠다.”고 백기 투항했다. “당신들이 뭔데 내 금고까지 봉인하느냐.”는 등 막말도 쏟아졌다. C씨는 시에 전화해 “아파트 압류에 소송까지 진행 중인데 몇 푼이나 들었다고 딱지를 붙이느냐. 가만두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시는 지난달 15일 대여금고를 압류당한 1000만원 이상 체납자 423명 가운데 세금을 낸 사람은 14명이라고 8일 밝혔다. 금액으로는 전체 체납액 202억원의 5%에도 못 미치는 7억 7000만원이다.

체납자 4명은 “이달 ○○일 갚겠다.”고 밝혔다. 이들이 내겠다는 세금은 2억 7500만원이다. 기간을 정하지는 않았지만 세금을 내겠다는 사람은 10여명이다. 결국 세금을 자진해서 내겠다는 사람은 28명뿐이다. 전체 금고 압류자의 7%를 밑돈다. 93%는 “못 내겠다.”고 강변하거나 언급하지 않음으로써 간접적으로 안 내겠다고 버티는 셈이다. 서범하 38세금징수과 주무관은 “말이라도 한 사람이 2억~3억원을 낸다고 가정해도 징수율은 10% 미만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는 오는 20일까지 납부를 독려하고 이에 따르지 않으면 금고를 강제로 열어 징수할 방침이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2012-04-09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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