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시장 “무리하게 준공 앞당겨 현금유동성 위기 발생”
2014년 준공 예정인 인천지하철 2호선의 ‘개통 연기설’이 부각되고 있다. 단순히 ‘설’로 치부하기에는 진원과 주장이 강력해 오는 30일 발표 예정인 인천시 재정위기 종합대책에 포함될 것인지 주목된다.송영길 인천시장은 23일 “시 현금유동성 문제를 빚은 주원인은 분식회계와 2호선 개통을 2018년에서 2014년으로 앞당긴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 시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지하철 2호선 개통을 연기할 수 있다고 시사한 바 있다.
인천지하철 2호선 건설비용 2조 1644억원은 정부가 60%, 인천시가 40%를 부담하도록 돼 있다. 재정이 어려운 시로서는 채권을 발행해서라도 재원을 마련해야 하지만 규정상 전체 사업비의 10%까지만 지방채를 발행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2호선 준공시기가 앞당겨진 탓에 당초 2단계 예산으로 책정됐던 2015∼2018년 사업비 6000억원 중 국고지원 몫 3600억원까지 시가 마련해야 한다는 점이다. 시는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 맞추기 위해 지하철 사업기간을 단축하면서 정부 승인을 얻기 위해 2015년부터 4년간 정부에서 지원받을 예산을 2018년 이후로 미루겠다고 약속했다.
따라서 시 자체적으로 내년까지 6900억원을 투입해야 한다. 하지만 박성만 인천도시철도건설본부장이 “당장 2개월 내에 청구될 공사비 1000억원을 마련해야 공사 중단을 막을 수 있다.”고 밝힐 정도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다.
돈은 없는데 공사기간마저 촉박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014년 8월 개통하려면 올 연말까지 공정률 72%를 달성해야 한다. 그러나 경인고속도로 직선화 문제로 늦어지는 등 2009년 6월 착공된 2호선의 지난달 말 현재 공정률은 46.9%에 불과하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2012-05-24 1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