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바퀴 마니아’ 김선교 양평군수
“가까이 있는 군민들을 기쁘게 해 멀리 있는 사람이 부러워서 찾아오는 양평을 만들겠습니다.”특색 없는 동네를 매달 5만여명이 찾아오는 자전거 도시로 만든 김선교(51) 경기 양평군수. 전국 최초 자전거특구 지정을 추진하면서 세간의 관심을 받고 있다.
양평군은 지난해 옛 중앙선 폐선로와 간이역을 자전거길로 만들면서 ‘자전거 여행 천국’으로 탈바꿈했다. 최근 자전거를 싣고 내릴 수 있는 중앙선 복선전철 운행과 무료 자전거 대여소까지 설치되면서 이용객이 평일에도 1200여명을 넘어선다.
그 역시 18㎞에 달하는 자전거길을 벌써 일곱 번이 넘게 완주했을 정도로 자전거 마니아다.
특구지정 추진과 자전거 여행 천국이라는 슬로건 모두 김 군수가 직접 아이디어를 낸 작품이다. 버려진 철도를 보며 이용 가치를 고민하다 생각해 낸 것이 자전거길 조성이었고, 이 계획은 거침없이 추진됐다. 현재 자전거 특구 지정은 연구용역과 중간 보고회를 거쳐 올해 말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기존 자원의 활용은 김 군수가 고집하는 발전 방식이다. 그는 “있는 것을 최대한 활용하고, 자연을 그대로 보전하는 것이 결국 양평군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믿는다.
이 때문에 도시정비구역을 제외한 나머지는 철저히 보전 위주로 관리된다. 주거생활 개선을 위해 자연을 보전하면서 허가를 내 줄 수 있는 생태개발과를 따로 만들었다.
이곳에서는 집을 짓지 않으면 안 되는 사람, 양평으로 오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전폭적인 지원이 이뤄진다.
이 결과 5년의 임기를 수행하는 동안 2만여명의 인구가 양평으로 옮겨 왔다.
김 군수의 이런 정책은 1980년 9급 공무원으로 시작, 면장을 거쳐 군수 자리까지 오르면서 터득한 현장 중심의 사고 방식이 중요했다.
지금도 매일 오전 5시면 양평군내를 산책하는 김 군수는 단순히 산책만 하는 것이 아니라 깨진 가로등 하나, 이빠진 보도블록까지 꼼꼼히 메모하고 챙긴다.
그에게 산책하면서 만나는 군민들은 불평 불만을 여과없이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그가 벌이는 ‘365운동’은 현장의 중요성을 그대로 반영한다. 365운동이란 ‘하루에 300명 이상 모여 있는 장소에 가고, 50명에게 안부 전화를 하며, 6명을 마주보고 앉아 이야기를 듣자’는 의미가 담겨 있다.
“누구든 쉽게 찾을 수 있도록 군수실 문도 없앴다.”는 김 군수는 아저씨처럼 편하다는 말을 가장 듣기 좋아하는 젊은 군수로, 그의 꿈이 양평군 발전과 함께 커가고 있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