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급보다 40% 낭비’ 5등급 효율 제품 30% 차지
원전 하나 줄이기 사업, 파격적인 쿨비즈 등 친환경 녹색도시 정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는 서울시가 정작 청사 사무실에서는 에너지 효율이 떨어지는 제품을 상당수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청사에서 사용하는 물품 구매 시 에너지 효율 관련 기준이 없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
5일 서울신문이 ‘서울시 청사 냉장고 보유 현황’을 토대로 전체 제품의 에너지효율 등급을 분석한 결과 5월 말 현재 시 본청 각 부서에서 사용 중인 냉장고 379대 중 30%에 달하는 114개 제품의 에너지효율 등급이 5등급인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효율이 가장 좋은 1등급은 24대에 그쳤으며 2등급은 81대, 3등급 3대, 4등급은 16대였다.
에너지효율등급에 따른 소비 전력량은 제품이나 사용 습관에 따라 차이가 나지만 5등급이 1등급보다 보통 30~40% 많은 전력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서울시는 에너지 절약을 강조하는 박원순 시장 취임 이후에도 효율 5등급 제품을 꾸준히 구입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시가 새로 구입한 5대의 냉장고 중 1등급은 1대였으며 나머지 4대는 모두 5등급이었다.
이런 문제는 서울시가 물품을 구매·관리하는 데 에너지효율등급에 대한 기준을 따로 마련해 놓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시는 녹색제품 구매촉진조례를 2007년 제정해 저공해 자동차나 순환골재, 환경성적표지 인증제품 등 친환경 제품 구매를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도 제품의 에너지효율등급에 대한 기준이나 관련 강제 조항은 없다.
관리부서에서 물품의 모델명, 제조사, 구입일자 등 다양한 정보를 관리하고 있지만 에너지효율 등급에 대한 정보는 없어 전체적인 등급별 제품 비율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물품 구매나 관리에 에너지효율등급 부분은 감안하지 못했던 게 사실”이라며 “행정안전부 등 상급기관과의 논의도 필요하겠지만 작은 부분에서부터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기 위해 지적받은 사안을 적극 개선하겠다.”고 답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