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제업자 30명 ‘울타리 봉사단’ 저소득층에 극세사 80채 전달
“덮고 있는 이불이 언제 산 것인지도 모르겠어요. 하도 낡아서 덮어도 추워서 웅크리고 지냈는데….”홀로 겨울나기 채비에 시름만 깊어 가던 박모(64·중랑구 면목 3.8동)씨는 20일 웃으면서도 말꼬리를 살짝 흐렸다. 박씨는 “초극세사로 짠 두툼한 이불을 받았으니 이젠 따뜻하게 잠자리에 들게 되었다.”고 좋아했다. 중랑구 ‘울타리 봉사단’으로부터 건네받은 솜이불을 가리키며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또 했다.
지역 봉제업자 30명으로 이뤄진 봉사단 임채균(51) 회장은 “대다수 영세사업체로 넉넉하지는 않지만 이만큼 살게 된 것도 주민들 덕분이어서 무언가 베풀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며 덩달아 웃었다. 같은 동네에 사는 기초생활수급권자 이모(77)씨는 “그러잖아도 올해 나라의 전력사정도 안 좋다고 해서 더욱 춥게 지내겠거니 생각했는데 벌써부터 푸근하다.”고 말했다. 혼자 아이를 키우는 황모(40·여·면목4동)씨는 “갈수록 사나워지는 게 인심인데, 정부에서 주는 것 외에 이런 일이 자주 없었다. 이렇게 눈길을 주다니 그지없이 감사하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날 ㈜이마트 상봉·묵동점도 구청에서 저소득 주민들에게 겨울철 이불 80개를 전달하는 기증식을 열었다.
문병권 중랑구청장은 “어렵게 살아가는 이들의 삶을 보듬으면서 지역사회 전체를 조금이나마 따뜻하게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올해 몰아칠 한파의 그늘 밑에 서 있는 저소득층에 조금씩 마음을 덜어 희망과 온정을 나누는 든든한 울타리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2012-11-21 1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