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예산 부족, 관리 못하고 방치
국내 최초로 울릉도 앞바다에 설치된 ‘해중 전망대’가 준공 후 1년 가까이 낮잠을 자고 있다.관람객들이 걸어서 바다에 놓인 다리를 건넌 뒤 수심 6m에 들어가 울릉도 바닷속의 아름다운 해양 생태계와 물고기 등을 관람할 수 있다. 우리나라 바닷속에 전망대가 만들어진 것은 울릉도가 처음이다. 총 200억원(국비 및 지방비 각 1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핵심 시설인 전망대는 높이 24.2m(기초부 포함)의 탑으로, 수상 및 수중 전망대(높이 13.7m, 6m)로 나뉘었다. 30명이 동시 이용할 수 있는 수중 전망대는 가로 1.6m, 세로 2m 크기의 창문을 통해 바닷속 비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울릉도·독도 해역에서 서식하는 10여종의 물고기 먹이 주기 체험도 할 수 있다. 수상 전망대와 수중 전망대를 연결하는 계단과 10인용 엘리베이터도 함께 마련됐다.
그러나 해중 전망대는 준공 1년이 다 되도록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인력 및 예산 부족으로 관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비바람으로 파도가 몰아칠 때 바닷물 등이 수상 전망대 환기부 4곳으로 역류해 부실공사 의혹마저 낳고 있다. 게다가 군은 지금까지 해중 전망대 운영을 위한 인력 및 예산, 조례 등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전망대 매표소 및 관리사무소 신축, 인근 가로등 설치 등 주변 정비 사업도 지지부진한 상태다.
군은 빠르면 오는 8월쯤 해중 전망대 운영에 들어갈 계획이지만 불투명한 상태다. 군은 당초 지난해 8월쯤 전망대 운영에 들어가기로 했다가 올 3월로 연기하는 등 혼선을 빚었다.
울릉도 주민과 관광객들은 “울릉군이 전망대를 완공해 놓고도 장기간 방치해 예산 낭비뿐만 아니라 관광객 유치에도 역행하고 있다”고 지적한 뒤 “관광 시즌을 맞아 더이상 개장을 늦춰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군 관계자는 “그동안 제반 준비가 다소 미숙했던 것은 인정한다”면서 “수상 전망대 바닷물 역류 등에 대한 보강공사를 최대한 빨리 끝내고 운영에 들어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울릉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2014-05-16 2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