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부터 발달장애인법 시행
지적장애나 자폐성장애를 앓고 있는 발달장애인에게 교육과 재활, 후견인 지원 등 종합적인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법률이 21일부터 시행된다. 지난해 4월 국회를 통과한 ‘발달장애인 권리 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발달장애인법)은 특정 장애인만을 대상으로 법이 제정된 국내 첫 사례다.19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발달장애인법 시행으로 지적장애·자폐성장애인 등 발달장애인과 가족, 보호자를 위한 각종 지원체계가 마련된다.
지난해 기준으로 우리나라 발달장애인은 지적장애인 18만여명, 자폐성장애인 2만여명 등 모두 20만여명에 이른다. 발달장애는 성인기까지 지속돼 본인뿐만 아니라 부모 등 가족에게 부담을 준다. 특히 인지력과 의사소통, 자기주장 능력이 부족해 성폭력과 학대의 피해자가 되는 경우가 잦다. 발달장애인의 고충은 2005년 배우 조승우씨가 출연한 영화 ‘말아톤’이 개봉한 이후 본격적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해 장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적장애인과 자폐성장애인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각각 28.5%와 12.8%로 전체 장애인(39.0%)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복지부는 발달장애인 권리 보호를 위해 저소득층이거나 긴급한 후견이 필요한 발달장애인에게 공공후견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공공후견인은 인지·의사소통의 제약으로 경제활동이나 병원·은행 이용 등 일상생활에서 어려움을 겪는 발달장애인의 권리 행사를 돕는다. 또 일상생활에 곤란을 겪는 발달장애인을 돕는 발달장애인 거점병원이 지정된다. 발달장애인에 대한 행동치료계획을 수립하고 프로그램을 개발해 교육하는 행동발달증진센터도 설립·운영된다. 복지부는 “내년도 예산 8억원을 확보해 행동발달증진센터 2곳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발달장애인의 가족에 대한 지원책도 마련된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발달장애인의 보호자에게 전문적인 심리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일시적인 휴식 지원 서비스도 한다. 복지부는 내년부터 발달장애인 가족 지원에 올해(5억원)보다 2배 많은 1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정진엽 복지부 장관은 “발달장애인법은 국회뿐 아니라 여러 장애인 단체, 발달장애인 당사자와 그 가족이 함께 만든 법”이라며 “발달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고 장애특성별 맞춤형 서비스를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2015-11-2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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