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 구로구청장 ‘일일동장’ 다섯 번째 시즌
7일 서울 구로구 고척1동의 한 아파트 앞에 이성 구로구청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편한 운동화 차림의 이 구청장은 양손에 빗자루와 빨간색 쓰레받기를 각각 들고 담배꽁초, 일회용컵 등을 쓸어 담았다. 쾌적한 골목 조성을 위해 구민들로 구성된 ‘깔끔히 봉사단’ 40여명도 함께 했다. 구민과 함께 순댓국으로 배를 든든히 한 이 구청장은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 사업이 진행 중인 서울남부교정시설 부지를 둘러봤다. 관내에 있는 경인고등학교를 방문한 자리에서는 쉴 틈 없이 특강도 진행했다. 어르신 경로잔치 방문 등을 포함하면 이날 오전에 소화한 일정만 6개에 달했다.구로구의 ‘일일 동장’ 프로그램이 다섯 번째 시즌을 맞이했다. 일일 동장은 발로 뛰는 소통 행정을 구현하기 위한 자리다. 2012년 이 구청장은 “주민을 만나는 최일선에 있는 동장으로서 지역 현장을 세밀하게 살피고 현안과 불만을 들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일일 동장을 자처했다.
올해는 지난달 24일 오류 1동에서 시작했고, 오는 29일 구로4동을 끝으로 마무리된다. 가족통합지원센터 건립 예정지, 뉴스테이 지역 등 주요 사업 현장이나 저소득가구, 복지관을 집중적으로 방문할 예정이다.
이 구청장은 구민의 요구를 단순히 듣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구로구는 프로그램이 시작된 다음해인 2013년부터 2015년까지 15개 동으로부터 민원 407건을 접수해 384건(94.3%)을 처리·완료하거나 사업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처리 사업은 ‘어두운 통행로 가로등 교체’, ‘자율방범대원 동계복장 마련’, ‘경로당 전기장판 지급’ 등이다. 소소하지만, 현장에서만 들을 수 있는 구민들의 목소리를 이 구청장이 소중히 여겼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주민들의 반응도 좋다. 지난달 24일 오류1동에서 이 구청장과 함께 마을 청소에 나섰던 이영남(61·여)씨는 “하수구에 있는 담배꽁초까지 놓치지 않고 찾아내며 청소를 우리보다 더 열심히 하더라”면서 “직접 구청을 찾아가서 불만을 털어놓기가 부담스러운데 자주 얼굴을 볼 수 있어 소통이 훨씬 원활해졌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2016-11-09 1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