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대교 부근 최근 개장 시설 칠곡보 열면 수심 낮아져 타격
4대강 사업을 벌인 경북 구미 낙동강 일원에 50억원 넘게 들여 조성한 대규모 수상레포츠시설이 문을 열자마자 존폐 위기에 몰렸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명박 정부에서 시행됐던 4대강 보 상시 개방 등을 지시, 레포츠시설 인근 보가 개방 또는 철거될 경우 수위 하락 등으로 운영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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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개장한 구미시 임수동 낙동강 수상레포츠체험센터에서 시민들이 수상레저를 즐기고 있다. 구미시 제공 |
하지만 수상레포츠체험센터의 운영이 불투명해졌다. 문 대통령이 이날 4대강 보 상시 개방과 정책감사 추진 등을 골자로 한 ‘하절기 이전 4대강 보 우선 조치 지시’를 내리면서 수량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센터는 하류에 칠곡보가 있어 현재 수심 25m 정도를 유지하지만 이 보를 개방할 경우 수심이 크게 떨어져 결국 문을 닫아야 할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 칠곡보는 다음달 1일 즉시 개방되는 6개 보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정부가 생태계 상황 등을 검토해 개방 수준과 방법을 단계별로 확정할 방침이라 언제든지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벌써 시의 무리한 사업 추진이 엄청난 손실을 초래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조근래 구미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국장은 “시의 무리한 전시행정으로 엄청난 혈세가 낭비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구미시 관계자는 “수상레포츠체험센터가 조성된 곳은 4대강 사업 이전에도 수량이 풍부했던 곳으로, 칠곡보가 개방되더라도 운영에는 별 지장이 없다”고 반박했다. 반면 시의 다른 관계자는 “대통령의 4대강 관련 지시로 수상레포츠체험센터는 개장한 지 얼마 안 돼 폐장이 불가피할 것 같다”면서 “특히 수상레포츠체험센터 건설 사업이 정부의 감사를 피해갈 수 없을 것 같아 죽을 맛”이라고 걱정했다.
한편 구미시는 2025년까지 낙동강 등 수변공간을 활용, 가족단위로 즐길 수 있는 물놀이장·오토캠핑장·짚라인·번지점프·가족테마체험 등 여가 활용에 적합한 레포츠 체험 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구미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2017-05-23 1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