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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블릭 詩IN] 천장(天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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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회 공무원문예대전 입선 수상작

검은 개를 따라간다


망자의 마지막 길은 높고 가파른

산이다

끝없는 협곡 사이를 숨차게 빠져나온 바람이

더 가벼워질 것 없는 몸을 떠민다

지쳐 늘어진 개의 혀가

황사로 가득 찬 산 정상의 적멸을 핥고

늙은 독수리의 허기가 빠르게

그의 생애를 더듬는다

어기찼던 삶의 기억이 이울어지는

순간 풀썩 황량한 초원에

흙먼지가 잠시 일었다 가라앉는다

오직 바람만이 살과 뼈를 바르는 시간

비로소 영혼도 씻기고 있다

잘 벼린 칼로 베어 던져진 살점들은

영혼을 하늘로 인도할 독수리의

몫이다

새의 깃털보다 가벼워진 영혼은

초원을 떠도는 바람의 순례자가

될 것이다

겨울이면 세찬 눈보라를 흩날리고

봄이면 홀씨 되어 꽃을 피우고

지우면서

초원이 바다가 되는 긴 시간을 지날 것이다

뼈를 태운 연기가 영혼을 배웅한다

바람만 남았을 뿐 순례자에게 길을 안내하던

별자리마저 우주의 먼지가 되었을

어느 날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될 인연 하나.

*시체 처리를 조류에게 맡기는 티베트의 전통 장례식법. 조장(鳥葬)이라고도 함.

이정철(영광경찰서 읍내지구대 경위)
이정철(영광경찰서 읍내지구대 경위)
2018-05-21 3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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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제공 : 정책브리핑 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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