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25개 구청장 신년 인사말 분석
‘행복’(24회), ‘경제’(14회), ‘문화’(13회)…. 31일 서울신문이 2020년 경자년 새해를 맞아 서울 25개 자치구 구청장들의 신년 메시지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키워드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와 지역 발전을 바탕으로 복지가 풍족하고 문화가 융성한 도시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강서·관악·동작·영등포 등 “지역경제 활성화”4선의 노현송 강서구청장은 “지난 10년간 마곡지구 개발을 시작으로 폭풍 성장을 거듭하며 서남권 중심 도시로 자리 잡았다”면서 “새해도 ‘달리는 말은 말굽을 멈추지 않는다’는 마부정제(馬不停蹄)의 마음가짐으로 명품도시를 완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기업 연구개발(R&D) 단지를 넘어 마곡을 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MICE) 도시로 키우는 한편 지역 내 다른 지역까지 두루 발전시킨다는 포부다.
재선의 이창우 동작구청장은 단순 개발을 통한 성장이 아닌 도시가 가진 자원을 기반으로 지역 전체가 균형 발전하는 시대의 원년을 연다는 각오다. 그는 “노량진 일대를 문화·상업 거점으로 조성하고, 남성역 일대를 동작 제2의 경제 축으로 육성해 구 전역의 균형 발전을 이루고자 한다”고 말했다.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은 한강의 기적을 이끈 서남권 종가댁의 위상을 되찾겠다며 경제·산업·교통의 중심지로 재도약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채 구청장은 “영등포 로터리 고가차도 철거, 경인로 ‘퓨처밸리’ 조성, 타임스퀘어 인근 청년희망복합타운 조성 등을 꼭 이루겠다”고 말했다.
류경기 중랑구청장도 “경제 기반 마련에 집중하는 한 해를 보내겠다”고 다짐했다. 류 구청장 취임 이후 공기업인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본사의 2024년 중랑 이전이 확정되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지역 내 70%가 재건축·재개발 중인 4선의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지난해 용산박물관, 구립치매안심마을 등 다양한 사업에 시동을 걸었다”면서 “올해는 주요 사업이 순항할 수 있도록 신발 끈을 동여매고 힘차게 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일자리와 활력 넘치는 젊은 도시를 만들겠다고 공약했던 재선의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신년 인사에 “경제도 국민도 활짝 웃는 2020년이 되길 바란다”고 적었다.
3선의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새해에도 지속가능 발전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대한민국 도시대상 대통령상, 다산 목민대상 대통령상, 그리고 대한민국 국토대전 공공디자인 부문 대통령상을 받았다”면서 “올해도 지속가능 발전이 있는 건강도시를 만들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변화에도 방점을 찍었다. 강동구는 당장 내년 이후 고덕비즈밸리 등 대단위 산업지구가 완성되고 재건축·재개발이 속도를 내면서 기존의 ‘베드타운’에서 산업과 생산이 풍부한 자족도시로 변신한다. 이정훈 강동구청장은 “대규모 생활SOC 설치와 천호대로변 등 역세권 개발, 지하철 5·8·9호선 연장과 주민 편익 사업이 막힘 없이 진행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강북·노원·도봉·송파 “문화 중심도시로 도약”
문화를 내세우는 곳도 많다. 3선의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강북구를 역사문화관광도시를 완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 구청장이 주도한 북한산역사문화관광벨트사업 완성도는 이미 60%를 넘어섰다는 설명이다.
경춘선 철도 공원을 서울 최초의 야간 불빛정원으로 꾸민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구민들의 문화예술 향유를 강조했다. 오 구청장은 “주민 힐링 공간을 만드는 데 주력하겠다. 북서울 미술관에서 고흐 등 인상파 화가의 작품을 볼 수 있는 유럽 명화전도 열겠다”고 밝혔다.
3선의 이동진 도봉구청장은 문화 사업을 통해 지역경제를 도약시키겠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창업 및 문화산업단지 착공에 이어 올해는 창동 신경제 중심지 조성 사업의 핵심인 2만석 규모의 서울아레나 공연장이 첫 삽을 뜨는 등 음악 중심의 문화도시를 향한 발걸음을 성큼 내딛게 될 것”이라며 기대를 드러냈다.
송파는 중기발전계획 수립을 통해 송파 문화의 미래 지도를 만들고 있다. 박성수 송파구청장은 “구민의 일상이 예술이 되도록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해 문화예술도시 송파의 품격을 높이겠다”고 했다.
●동대문·서대문·광진·중구 “복지 인프라 강화”
복지서비스와 인프라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약속도 보인다. 지난해 서울시사회복지사협회에서 복지구청장상을 받은 4선의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은 “기업, 단체, 주민과 함께 복지사각지대에 있는 취약계층을 후원하는 보듬누리사업 등으로 함께 나누고, 당당하게 누리는 복지도시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3선인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지속가능한 미래지향 도시를 비전으로 포용적 교육서비스와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생활밀착형 사회간접자본(SOC) 확대와 안전하고 자연친화적인 환경 조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선갑 광진구청장은 자양동에 ‘50플러스 동부캠퍼스’를 건립할 계획이다. 김 구청장은 “안전하고 깨끗한 도시를 기반으로 지역 가치를 높이기 위한 도시계획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복지 사각지대 해소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힘을 더하겠다”고 전했다.
서양호 중구청장은 “지난해는 구민생활과 삶을 우선 챙기는 생활 구정이 올바른 구정 목표임을 확인한 해였다”고 진단한 뒤 “미래를 위한 투자인 돌봄과 교육을 내실화하고 어르신 공로수당을 통한 복지 확대와 도심산업 활성화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했다.
재선의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더불어 행복한 스마트 포용도시’ 추진을 다짐했다. 정 구청장은 “새로운 시도와 생동감 있는 변화를 기반으로 ‘혁신’을 이끌고, 사회적 약자를 온전히 보듬는 ‘포용’으로 상생하겠다”고 밝혔다.
●“화합” “현장” “친환경” “혁신”…구마다 특색
‘화합’과 ‘현장’도 나왔다. 3선의 이성 구로구청장은 “화합이 돼야 지역발전도, 경제발전도 가능하다”며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민 모두 새 희망을 품을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우리 동네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고 말하는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지난해 ‘현장구청장실’ 운영을 통해 주민과 소통하고 협력함으로써 지역 문제를 해결하고 이를 구정 운영의 틀로 확립했다”며 “올해도 주민 삶의 현장으로 달려가겠다”고 말했다.
유동균 마포구청장의 키워드는 친환경이다. 취임 이후 2027년 6월까지 10년간 공동체 나무 심기, 가로녹지 확충 사업 등을 목표로 내세운 유 구청장은 신년에 수목 500만 그루를 심어 친환경 도시 조성을 완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강남·서초·은평·금천 “구민 행복 위해 한 발 더”
구민 행복을 위해 뛰겠다는 다짐도 눈에 띈다.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취임 후 ‘모두가 행복한 도시, 강남’ 만들기에 노력했다”며 “올해도 나, 너, 우리가 함께하고 배려하고 존중하는 ‘품격강남’을 만들어 가겠다”고 했다.
서울의 유일한 야당 구청장인 재선의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구민의 행복을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그래도 늘 더, 더 하는 욕심뿐”이라며 “서초의 생활 행정은 하나하나가 전국의 주목 대상인 만큼 민들레 홀씨처럼 외롭지만 자부심을 갖고 뛰겠다”고 밝혔다.
김미경 은평구청장은 ‘행복한 공동체’ 만들기를 위해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김 구청장은 “최근 사회 이슈가 되고 있는 가족, 이웃과의 단절로 심리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민의 회복을 돕겠다”며 “행복한 가족공동체, 살맛 나는 마을공동체, 따뜻한 복지공동체를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유성훈 금천구청장은 “지난해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인증을 시작으로 ‘청년친화헌정대상’ 종합 대상을 받았고, 삶의 질 향상을 판단하는 척도인 ‘정부합동평가’에서 1위를 기록하며 행복도시 기반을 다졌다”면서 “2020년에는 행복도시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2020-01-01 1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