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 복원하는 유성훈 구청장
1단계 사업 마무리… 27일 준공식
생태계곡 살리고 편의시설 확충
맹꽁이서식지 등 자연 학습장도
지난 22일 오후 유성훈 서울 금천구청장이 집중호우 피해 복구 작업 도중 시간을 쪼개 시흥동 산 77-1 시흥계곡을 찾았다. 지난해 3월부터 진행돼 1차 완공을 앞둔 시흥계곡 생태공원화 사업의 현황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시흥계곡은 관악지맥 산림생태계의 핵심 생태축이다. 금천구민들에게는 피서와 휴양을 즐기던 장소이기도 하다. 지역 토박이인 유 구청장에게도 유년 시절의 추억이 깃든 곳이다. 하지만 계곡 주변으로 호암로 등 고속화도로가 개설되고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계곡물이 마르는 등 훼손이 이뤄졌다. 상당수 부지가 사유지라 관리도 쉽지 않았다. 이에 금천구는 99억 9400만원의 재원을 투입해 사유지를 사들이고 생태 복원 작업을 진행했다. 사업이 완료되는 2024년 말에는 한내천과 금천폭포공원, 시흥계곡, 호암산성을 잇는 2㎞ 길이의 랜드마크 생태공원이 들어서게 된다.
전체 사업의 1단계에 해당하는 시흥계곡 생태계류 복원사업은 최근 마무리됐다. 오는 27일 준공식이 열린다. 중앙부 기준으로 200m 길이의 생태계곡이 복원됐다. 하루 40t 규모의 지하수를 순환시켜 사시사철 계곡물이 흐르게 했다.
주민 편의시설들도 확충됐다. 60m 길이의 데크로드가 깔려 편하게 물소리를 들으며 자연형 계곡을 걸을 수 있게 됐다. 남녀노소 물에 발을 담그고 쉴 수 있는 친수쉼터와 발물쉼터, 스탠드, 그늘막 등도 마련됐다. 상류부에는 옹달샘과 전망대 격인 목교가 설치됐다.
지역 주민들도 환영 일색이다. 인근 시흥2동에 사는 70대 주민은 “평생 종종 다니던 곳이 새롭고 편하게 바뀌니 너무 좋다”면서 “웬만한 별장이 부럽지 않다”고 말했다. 구 관계자는 “주민들이 ‘수고가 많다’면서 종종 공사 현장에 커피 등 음료수를 갖다주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유 구청장은 “여름철에는 계곡물에서 아이들이 물놀이를 하고 겨울철에는 간이 썰매를 탈 수 있을 것”이라며 “배드민턴 등 체육 시설과 도시 농업, 계곡 등이 합쳐진 금천구를 대표하는 생태 공간으로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이두걸 기자
2022-08-25 1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