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울 강남구의회를 필두로 서초·강동·송파·광진 등 서울 자치구들이 정부의 재산세 인상안에 대해 자치구의 탄력세율 적용 권한을 의회에서 결의한 것은 일대 사건이었다.
지방의회가 구성된 지 13년째지만 이처럼 정부의 주요정책에 대해 지방정부(의회)가 강력히 반대하고 나선 것은 거의 없었다.더구나 행정자치부가 광역단체인 서울시에 재의권고를 요청하는 등 압력(?)에도 불구하고 이를 묵살했다.
여기에 서울시의회는 ‘의원보좌관제도 도입’이라는 광역의회의 굵직한 숙원 하나를 전격적으로 가결해 또 한 번 정부관계자들을 곤혹스럽게 했다.
자치구의회가 재산세율 인하안을 가결한 것은 주민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뜻으로 서울시의회가 더욱 전문성을 갖춰 시민들에게 제대로 봉사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하지만 관련 중앙부처인 행자부의 시각은 곱지 않다.재산세율 인하안에 대해서도 그랬지만 의원보좌관제에 대해서도 “시기상조다,현실에 맞지 않다.”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마디로 지방정부가 “하루빨리 우리의 권리를 찾아 진정한 자치를 이루겠다.”는 입장인 반면 중앙정부는 “아직은 그럴 수 없다.”는 반응인 셈이다.
정부의 지방분권 계획에 따라 앞으로도 ‘자치경찰제도를 광역화할 것인지,기초단체까지 확대할 것인지’,‘교육자치의 범위는 어떻게 할 것인지’ 등 굵직한 현안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이 같은 입장차는 더욱 확연히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창 강남구의회의장은 “재산세율 인하 조치 이후 정부가 종합토지세를 국세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있어 또 한 차례 정부와 기초의회의 마찰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런 과정들 속에서 서울시의회나 기초의회 할 것 없이 모두 “우리 지방자치 맞아?”라는 ‘지방자치회의론’이 팽배해가고 있는 데 있다.
임동규 서울시의회의장은 “지방분권 특별법에 지방의원의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명시해 놓았는데도 “이를 위한 서울시의회의 보좌관제 도입은 왜 법령위반이니 시기상조니 하며 안되는 것인지 이유를 모르겠다.”고 불평하고 있다.
특히 참여정부가 지방분권 특별법을 제정하는 등 지방자치에 많은 관심을 보이면서도 선뜻 행자부 등 관련 중앙부처가 지방에 권한(역할)을 이양하려 하지 않는다는 불평들을 내놓고 있다.
이 같은 모순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인구,자치재원 등에 따른 지역특성에 맞는 지방자치를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다.
예를 들어 연간 22조 2892억원에 달하는 재정을 심의하고 인구 11만명을 대표하는 등 방대하고 복잡한 서울시정을 감시하는 서울시의원의 경우 다른 광역의회에 앞서 보좌관제도를 도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전국 시·도의회의장협의회 전재섭 국장은 “우리의 지방자치제도가 법령에 의해 획일화된 하나의 지방통치 수단으로 운용되고 있기 때문이다.”며 “진정한 지방자치를 위해서는 인구,자치재원 등에 따라 지방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지역실정에 맞는 자치를 분야별로 허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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