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사람들의 특별한 봉사활동
‘용산 청년회’를 모태로 한 시민연대는 지난해 6월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손종필 사무처장은 “청년회 조직만으로는 지역공동체를 아우르는 역할을 수행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결성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시민연대는 1년 남짓의 짧은 활동기간에도 불구하고,적지않은 성과를 일궈냈다.이 중 용산구 청파동과 용문동,이촌2동,보광동 등 4곳에서 문을 연 20∼30평 규모의 ‘어린이 도서관’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청파동에서 자신이 운영하는 속셈학원의 일부 공간을 도서관으로 내놓은 신대영(40)씨는 “다른 지역에 비해 저소득층 비율이 높을 뿐만 아니라,어린이들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도 부족한 실정”이라면서 “도서관이 생긴 뒤 100여명의 어린이들이 학습공간이자 놀이공간으로 도서관을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효로2가 용문시장에서 옷가게를 운영하며 짬짬이 용문동 어린이 도서관 일을 돕는다는 김교영(47)씨는 “어린이들을 위한 일회성 행사를 여는 것보다 실질적이고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이는 일이 중요하다.”면서 “다만 아이들을 위한 충분한 공간과 책을 확보하지 못하는 게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
또 시민연대는 매월 한차례씩 가족과 이웃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동별 영화제’를 개최하는 등 가족애와 공동체 의식을 키울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정부지원 전혀 안받아
시민연대는 이처럼 사랑을 나누는 ‘봉사자’로서의 역할과 함께 ‘감시자’로서의 기능도 수행하고 있다.
미군기지가 위치하고 있는 용산구는 다른 지역에 비해 미군 차량의 통행이 빈번하다.까닭에 이들 차량의 주·정차 위반 건수도 많은 편이지만,과태료 납부율은 15% 수준에 그쳤다.이에 시민연대가 1인시위와 서명운동 등을 주도해 납부율은 30% 수준까지 끌어올리기도 했다.손 사무처장은 “해결이 쉽지 않을 것처럼 보여졌던 문제를 풀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면서 “최근 과태료 납부율이 다시 하락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시민연대는 또 ‘의정지기단’을 구성,구의회와 의원들에게는 건전한 비판세력이 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활동을 펴고 있는 용산사랑시민연대는 200여 회원들이 매월 적게는 3000∼1만원부터 많게는 수십만원까지 내는 회비로 운영된다.상당수 시민단체들이 정부 등으로부터 재정지원을 받아 ‘관변단체’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서 이같은 운영방식은 본받을 만하다.박정자 상임대표는 “나이와 직업에 관계없이 지역주민이면 누구나 참여해 주체가 될 수 있다.”면서 “용산사랑시민연대를 참여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공간으로 만들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회원가입 및 문의는 전화(02-703-0615)나 인터넷(www.yongsan-love.org).
장세훈기자 ·손병산시민기자 sh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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