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임실군 신덕면 오궁리 미술촌에서는 4일부터 전국에서 몰려온 ‘폐교촌 예술가’들이 혼을 담은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전시 작품은 한국화, 서양화, 조각, 도예, 사진 등 순수미술 5개 분야 50여 점.
지역도 경북 고령 내곡 미술촌, 강원 평창 무이 미술관, 경남 합천 이책 창작마을 등 전국 8도에서 골고루 참여했다.
전시장은 학교 급식장을 개조한 것이어서 마룻바닥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조각과 도예 작품은 학교 앞마당에 자유롭게 배치돼 아이들의 숨바꼭질 놀이터가 되기도 한다.
개막식도 화려한 테이프 절단식 없이 운동장에서 동네 사람들과 돼지 한마리를 잡아 마을 잔치를 벌이는 것으로 대신했다.
하지만 올해로 세번째 열린 ‘문닫은 학교 연합 예술제’ 참가 요건은 매우 엄격하다. 실제로 폐교에서 생활을 하며 창작 활동을 하는 작가에게만 이 예술제에 참가자격이 주어진다.
문을 닫은 시골 학교를 작업장으로 개조한 ‘폐교 미술촌’은 임대료가 싸 전국에 100여 곳이 넘지만 실제로 살며 자연, 환경, 주민들과 어우러져 사는 작가들은 그리 많지 않다.
올해 예술제에도 참가 신청이 쇄도했지만 폐교에 거주하며 순수 창작 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 위주로 21명을 엄선했다.
조각가 박승만씨는 “전시장이 시골 폐교여서 흔히 초라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자연의 흐름에 맞춰 살아가는 것만큼 화려하고 흥미진진한 일은 없다.”고 말했다.
예술제가 열리는 오궁리 미술촌은 지난 1995년 문을 닫은 오궁초등학교에 젊은 작가들이 찾아들면서 미술 공간으로 변모했다. 현재 입촌 작가 9명과 가족 등 20명이 모여 살고 있다.
이들은 대학 강의를 나가거나 작품 활동을 벌여 생계를 꾸려가지만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문화강좌, 어린이를 위한 미술, 도예학교 운영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이번 예술제는 오는 15일까지 열리며 입장료는 무료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