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개발된 ‘리액트리스’는 ‘리액터’라고 불리는 상호작용 시스템으로 사람의 동작에 반응하는 영상을 만들어내는 새로운 기술이다. 동적인 이미지를 투사해 사용자가 영상 속 이미지를 발로 차거나, 가벼운 터치로 물결을 일으키는 등 다양한 효과를 자신의 몸으로 직접 체험할 수 있다.
나는 이 시스템을 활용해 브랜드와 제품을 좀 더 확실히 인지시키는 광고와 콘텐츠, 시나리오를 기획한다. 그래픽 디자인등 전체 제작을 담당하는 것이 업무이다. 사람과 상호 작용하는 콘텐츠에 관심을 가진 것은 대학원에서 광고디자인을 전공하면서. 인터랙티브 타이포그래피(사용자의 행위에 따라 반응하는 활자)를 논문으로 쓰고 3년 동안 웹디자이너로 일했다. 이때 디지털의 특성을 가장 잘 반영하는 상호작용이 가능한 콘텐츠에 관심을 갖게 됐다. 언젠가 컴퓨터 스크린이 아닌 사람의 동작을 직접 인식하는 매체가 상용 콘텐츠 시장에 나오리라 기대했다. 이러한 기대가 리액트리스 시스템으로 실현됐다.
그동안은 힘겨움의 연속이었다. 디자이너들이 느끼는 아이디어의 부재나 고객과의 의견 불일치도 있었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지금까지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사람들과 직접 상호 작용하는 콘텐츠라는 미지의 영역을 개척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처음 코엑스에 이 시스템을 설치하고 사람들이 내가 만든 영상과 함께 어우러지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았을 때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쁨을 느꼈다. 사람들이 직접 경험하고 느끼면서 서로 즐거워하는 모습은 디지털 시대가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방향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물론 리액트리스 시스템은 초기 단계라 갈 길이 멀다. 이 분야에 종사하고자 한다면 무엇보다 타인과 다양하게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폭넓은 지식과 감각을 쌓는 노력이 필요하다. 시각을 통한 메시지 전달과 상호 작용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기초 디자인에 충실해야 한다. 동작 감각, 동영상 편집, 프로그래밍 지식, 사운드 등 실제 작업에 필요한 기술들도 요구된다.
아직 리액트리스 시스템은 낯선 분야다. 하지만 사람들의 동작을 인식하며 상호 작용을 하는 새로운 매체가 앞으로 디지털 시대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확신한다. 나의 작업이 단지 상업적인 광고를 넘어 사람들이 좀 더 풍부한 삶과 경험을 누리는 데 작은 도움이 되길 바란다.
이윤경 리액트리스코리아 선임 디자이너
2006-7-27 0:0: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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