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금천구는 최근 서울시로부터 지역개선 사업에 주민을 처음부터 참여시키는 ‘좋은 마을 만들기’(가칭) 프로그램의 시범구로 선정됐다. 이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앞으로 지역개발, 문화행사, 환경개선 등 모든 자치구 사업은 공무원이 아닌 주민들이 직접 참가하는 ‘풀뿌리 행정’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금천구는 오는 26일 주민자치센터에서 금천3동 주민 80여명이 모인 가운데 첫 개선사업을 선정하는 설명회를 갖는다. 관심이 있는 주민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첫 사업은 쓰레기 처리, 교통문제 등 실생활의 불편한 점을 개선하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가로정비, 간판개선, 주차장확충, 공원확대, 마을사랑방 조성 등의 아이디어도 환영한다. 또 참신한 문화행사 신설을 제안할 수도 있다. 몇차례 주민 논의를 거치고 전문가 의견을 종합해 사업과 사업자를 선정한다.
서울시와 금천구가 사업에 필요한 재원을 공동으로 부담하고, 공무원들은 진행상황을 곁에서 지켜보며 사업이 잘 마무리되도록 도울 뿐이다.
주민의 참여와 서울시의 지원을 끌어들인 이 프로그램은 금천구의 아이디어다. 금천구는 지난해 4월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비슷한 마을가꾸기 사업을 연구하기 위해 서울과 지방의 자치단체 수십 곳을 방문했다. 주요 통·반장에게 프로그램 설명회를 가졌고, 서울시정개발연구원 등 전문가 집단으로부터 자문도 받았다. 프로그램 입안서를 만들어 서울시에 제출했고, 지난 7월 프로그램의 긍정적 측면을 인정받아 우선 사업보조금 1억 5000만원을 따냈다. 주민들이 첫 사업을 선정하면 내년 9월쯤에는 주민 손으로 진행한 첫 자치구 사업이 선을 보이게 된다.
주민참여 사업은 주민들 스스로 정했기 때문에 알아서 불법주차를 하지 않거나, 외부 간판을 통일하는 등의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금천구청 전영진 주임은 “사업 진행중에 불필요한 민원을 막을 수 있고, 사업이 끝나도 주민들 스스로 마을을 깨끗이 가꾸는 풍토가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2006-10-17 0:0: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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