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시·도에서 출전한 136개 팀을 누르고 전국을 제패한 선수 6명 전원이 지체장애인이기 때문이다.
강북연합회팀은 지난해 11월3일 경기도 양평에서 열린 제15회 문화관광부장관기 전국 게이트볼 대회 결승에서 도봉구 선발팀에 14대13으로 1점차 승리를 거뒀다.
이틀 동안 토너먼트 9경기를 잇따라 치르고 맞은 마지막 경기여서 양팀 선수들은 모두 기진맥진한 상태였다.
강북연합회팀의 주장 정상교(59·지체장애 3급)씨는 경기 중간중간에 “일반인들한테 지지 말자.”고 동료 선수들을 독려했다고 한다. 정씨는 “운이 좋아 간신히 우승했다.”면서도 “그러나 우리도 정상인처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뒤 모두 엉엉 울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강북연합회팀의 우승은 결코 운이 아니었다. 선수단은 일부러 장애인만 뽑은 게 아니라 동등한 조건에서 선발된 에이스 중의 에이스들이었다. 다리운동 삼아 게이트볼을 하면서 10년 이상의 구력을 지녔다.
또 대회를 앞두고 하루 7시간 이상씩 맹훈련을 했다. 목사, 유치원 운전기사, 가정주부 등 직업은 다양하지만 “장애인을 얕보는 편견을 없애자.”는 의지로 똘똘 뭉쳤다고 한다.
게이트볼은 스틱으로 정지된 볼을 치는 운동이라 다리가 불편한 장애인도 큰 지장을 받지 않는다. 그래서 다른 일반 팀에도 실력만 좋으면 한두 명씩 장애인이 뛴다. 정씨는 “몇년 전만 해도 장애인에게는 전국 대회 출전권을 주지 않았다.”면서 “작은 대회에서 실력을 보여주니까 참가자격을 부여했다.”고 말했다.
아쉬운 점은 자치구의 생활체육 지원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 정씨는 “구 예산도 적은데 지원을 바라자니 염치는 없지만, 자치구 대표인데도 유니폼이나 숙박, 차량 등을 개인이 해결하는 처지”라고 하소연했다.
강북구에는 5개 클럽에서 회원 170여명이 게이트볼을 즐긴다. 경기장도 창동구장 등 4곳에 있다. 다른 자치구에 비하면 꽤 활성화된 편이다. 오래 전에 재임한 한 구청장의 노력 덕분이란다.
정씨는 “게이트볼 연습장이 아파트 단지마다 생겨 구민 생활체육으로 자리잡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2007-1-11 0:0: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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