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 주제 현실화… 공무원 잡일 요구 가능성”
국책연구기관이 부처 환원으로 굳어졌지만 넘어야 할 산은 아직 많다. 연구원 등 이해 당사자와 학계 등에서 제기하는 우려는 상당부분 일리가 있다는 평가다. 정부도 타임스케줄에 따라 무조건 밀어붙일 것이 아니라 문제점을 인식하고 적극 해결하는 유연성이 절실한 상황이다.이런 점에서 민철구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의 부처 환원에 따른 장·단점 고백은 새겨들을 만하다.
민 연구위원은 4일 “(부처로)가면 부처 수요와 연계해 연구한다는 점에서 실용성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연구 주제가 현실적이고 보다 강력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감독이 앞에 있는 것 하고 없는 것 하고는 다르다고도 했다.
하지만 부처 환원에 따른 문제점도 조목조목 짚었다.
민 연구위원은 “지나치게 단기적이고 국가 차원이 아닌 특정 공무원의 필요에 따른 연구가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과거처럼 공무원이 전화해서 연구와 직접 관련이 없는 쓸 데 없는 ‘잡 일’을 요구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현 연구회 체제의 장점도 꼽았다. 민 연구위원은 “지난 10년간 연구회 체제에선 조직과 인원이 크게 늘지 않았다.”며 연구회가 방만한 경영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었음을 강조했다. 하지만 부처 소관이 되면 자기식구 챙기기 등을 통해 필요 이상으로 조직을 키울 가능성이 있음을 지적했다.
그는 연구회 인력규모에 대해 “현재 3000명 정도(지원인력을 포함하면 5000여명)인데 적정한 수준으로 본다.”면서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차단하려고 애썼다. 민 위원은 “프랑스는 CNRS(국립과학원)를 포함해 공무원 전체 5% 정도를 싱크탱크로 두고 있다.”고 소개했다.
‘국책연구기관이 제 역할을 하고 있느냐.’는 곱지 않은 시선에 대해서는 “연구소에 놀고 먹는 인력은 거의 없다.”고 잘라말했다. “경력이 높다고 월급이 높진 않다.”며 “생산성이 낮은 분이 있어도 성과보상체계가 확립돼 있어 신입이 10년차 이상 고참보다 급여가 많은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국가 차원의 싱크탱크 활용시스템을 강화할 것도 주문했다. “국책연구기관과 대학과의 호환성을 높여야 한다.”는 게 민 연구위원의 주장이다. 대학도 원하고 있는 만큼 공공연구 비중을 높일 것을 강조했다.
국책연구기관에 대한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민 연구위원은 “한 곳에 몰려 있다보니까 게을러진 점은 없는지, 장기연구 핑계대고 느슨하게 일한 점은 없는지를 되짚어봐야 한다.”면서 반성할 점도 있음을 지적했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2009-1-5 0:0: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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