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신도림역 1~2시간 소요…마땅한 우회로도 없어
문래고가차도 철거공사로 영등포역 일대 도로가 최악의 교통대란을 겪고 있다.22일 서울시와 경찰에 따르면 영등포역과 신도림역을 잇는 경인로 문래고가차도 480m 구간이 지난 13일부터 본격적인 철거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양방향 8개 차로였던 이 구간이 양방향 4개 차로로 축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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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래고가 철거…영등포역 일대 교통지옥 문래고가차도 철거공사로 영등포역 일대 도로가 최악의 교통대란을 겪고 있다. 사진은 21일 오후 신도림역에서 문래고가차도 방향으로 늘어선 차량의 모습. 서울=연합뉴스 |
실제로 평일 오후 승용차로 구로역에서 문래고가까지 운행해보니 1.8㎞ 구간을 가는 데 1시간30분이 걸렸다.
인천 방향으로 가는 반대편 도로는 정체가 더욱 심해 노선버스 행렬이 여의도까지 꼬리를 물고 이어진 모습이었다.
여의도에서 부천 방향으로 운행하는 88번 버스의 운전기사는 “영등포역에서 신도림역까지 지하철 한 정거장 구간을 빠져나오는 데 40분 걸렸다.여의도에서 신도림역까지 2시간 가까이 걸린 적도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철거 공사를 하면서 경찰과 서울시의 교통대책 수립이 미흡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운전자 이모(37)씨는 “차로가 줄어드는 구간에서 무분별하게 끼어드는 차량이 정체를 더하고 있는데 통제하는 교통경찰이 보이지 않는다.신호등도 교통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차라리 수신호로 바꾸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영등포경찰서 관계자는 “경인로 직진 구간에 신호 시간을 20초 더 부여했다.또 교차로 등지에 교통경찰과 모범운전자를 투입해 꼬리 물기 등을 통제하고 있다.하지만 우회로 이용 외에는 뾰족한 대책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시 조정이 가능한 버스노선을 미리 변경해 혼잡을 줄일 수 있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70-3번 등 문래고가차도 아래에서 회차하던 일부 경기버스들은 철거가 시작된 지 열흘째인 22일에야 노선을 소폭 변경했다.
서울시는 주변 진입로에 공사안내 표지판을 세워 우회로를 이용하라고 권장하고 있지만 이 일대에 소통이 원활한 마땅한 우회로가 없다는 점도 문제다.
문래고가 인근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모(42)씨는 “근처에서 생업을 하는 사람들은 피해가 심각하다.안일한 대책만 세워놓고 무작정 공사를 밀어붙이는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신용목 서울시 교통정책담당관은 “원래 차량정체가 극심한 데다 우회로가 발달하지 않은 지역이다 보니 문제 해결이 쉽지 않다”며 “토목,도로,버스 관련 부서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내달초까지 문래고가 교각의 철거를 끝내고 10월말까지 도로포장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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