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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구 박겸수 청장 현장 목소리 직접 들어

“노인정에 바둑판 좀 놓아 주세요.” “커피 자동판매기가 멈췄으니 차라리 철거해 주세요.” “전경(전투경찰) 부대 앞 공터에 운동기구 좀 설치해주세요.”


박겸수(왼쪽) 강북구청장이 지난 3일 인수동 영봉배드민턴클럽을 찾아가 주민들과 대화하고 있다.
8일 오전 6시30분. 우이령길과 아카데미하우스~북한산 등산로에서 주민들은 박겸수 강북구청장을 붙들고 이렇게 한마디씩 건의했다. 박 구청장은 “담당 부서들에 전달해 시행하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그는 이날 3㎞를 걸었다.

박 구청장은 취임 이후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매일 아침 6~7시 공원이나 학교 운동장으로 출근(?)한다. 민원인이 구청 집무실로 찾아와 노크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은 구시대적인 태도라는 생각이다. 혹시라도 경직된 분위기 때문에 하고 싶던 말도 못하고 돌아서는 일이 비일비재한 탓도 있다.

그는 “밖에서 만나면 그들은 한결 마음을 풀고 할 말 못할 말 후련하게 털어놓는다.”고 했다. 심하다 싶을 만큼 시시콜콜한 민원도 많지만 넋두리처럼 풀어 놓는 얘기를 듣노라면 반드시 리콜 서비스를 해줘야겠다는 책임을 느낀다는 이야기다. 또 일일이 메모했다가 해당 과장을 불러 검토해 시정하라는 당부도 잊지 않는다.

주민 김중배(인수동)씨는 “처음엔 한 일주일 하고 그만두겠지 생각했는데 꾸준히 사람들과 만나 대화하는 모습을 보고 내심 놀랐다.”면서 “일부러 구청을 찾아가지 않는 한 구청장을 이렇게 가까이서 보고 얘기를 나눌 수 있겠느냐.”고 반겼다.


박 구청장은 “사람과 만나는 데 격식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우이천, 삼각산 등산로, 학교 운동장, 배드민턴장, 축구장 등 사람이 모이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간다. 특히 요일을 정해 주민과 대화하는 것 자체가 주민과 벽을 만드는 것이라고 여긴다. 그는 “주인으로 섬겨야 할 주민들이 무엇 때문에 힘들어하고 고민하는지 피부로 직접 느낄 수 있어 좋다.”면서 “나무가 쓰러졌는데 세워 달라는 얘기를 안에만 있으면 들을 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최근 한 달에 걸친 현장 건의문엔 “임대아파트 가구주가 사망하면 나가야 하는데 계속 살게 해 달라”(7월30일), “순국선열묘역 안내판 옆 화장실 위치를 변경해 달라”(8월9일), “빨래골 공원 앞 계단을 없애고 도로를 만들어 달라”(8월13일), “집 근처에 팔순 어르신이 홀로 살고 있는데 도와 달라”(8월23일)는 등 서민들의 애환이 오롯이 녹아 있다.

박 구청장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는 것은 바로 나를 찾아오는 주민이 있기 때문이다.”면서 “이왕이면 그들의 목소리로 행정을 이끌어 가는 강북구를 만들고 싶다.”며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글 사진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2010-09-09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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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제공 : 정책브리핑 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