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내년 예산 시의회서 대폭 삭감
서울시의 내년 문화·관광 예산이 시의회에서 대폭 삭감됨에 따라 주요 문화공연 사업이 축소되거나 아예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31일 서울시와 시의회에 따르면 서울시가 내년도 ‘문화와 예술이 있는 서울광장’ 사업비로 15억원을 편성했으나 시의회는 30일 의결한 예산에서 이를 전액 삭감했다.
‘문화와 예술이 있는 서울광장’은 매년 5~10월 광장에 상설무대를 설치해 매일 저녁 다양한 장르의 문화공연을 무료로 여는 사업이다.
올해 100회 공연에 21만명의 관람객이 찾을 정도로 반응이 좋지만,서울시는 당장 내년부터 사업의 존폐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입장이다.
5월부터 공연을 열려면 연초에는 세부 사업계획을 마련해야 하지만 당장 예산이 없는 상황에서 출연진 섭외와 인력 채용 등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비슷한 시기에 9일간 여는 하이서울페스티벌도 시의회에서 전체 예산 30억원 중 절반인 15억원이 깎였기 때문에 내년에는 일정과 프로그램을 대폭 줄여야 할 형편이다.
‘문화와 예술이 있는 서울광장’이나 하이서울페스티벌은 모두 개막까지 시간이 많지 않아 추경예산 반영도 불가능하다는 게 서울시의 고민이다.
하이서울페스티벌과 함께 서울의 대표 축제 중 하나인 서울드럼페스티벌도 내년 전체 예산 6억1천341만원 중 33% 상당인 20억원이 줄어들었다.
국내외 유명 타악팀을 초청해 3일간 공연과 퍼레이드,시민 참여 행사 등을 벌이는 서울드럼페스티벌은 1989년 시작된 이래 세계적 타악축제로 인정받고 있지만 역시 일정과 프로그램의 대폭 축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여기에 한강을 시민들의 쉼터이자 문화공간으로서 조성하는 ‘문화와 예술이 흐르는 한강’ 사업의 하나로 한강의 역사와 문화를 발굴하는 스토리텔링 사업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개발 사업도 예산의 절반이 삭감됐다.
서울시는 민간 박물관과 개인 등이 소장하고 있는 각종 사료와 문화재를 수집해 한강의 역사를 새로 정리하고 스마트폰 등으로 제공할 계획이었으나 현재로서는 기존에 시가 보유한 자료를 활용할 수밖에 없게 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민생활 속 문화·여가 프로그램이자 서울의 관광명물인 사업의 예산이 대폭 감축돼 안타깝다”며 “사업을 계속하고자 다각도로 대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뾰족한 수가 없다”고 말했다.
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김미경(민주당) 의원은 “행사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시 재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일부 과한 부분의 예산을 줄였다”며 “향후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다시 예산을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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