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18.6㎞ 중 끊긴 5㎞ 구간 ‘상부형상화’ 등
현대식 건물과 도로 때문에 끊어진 조선시대 ‘서울성곽’의 단절 구간이 2014년까지 복원을 통해 하나로 이어진다. 이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도 추진된다. 서울시는 문화재청과의 협의를 거쳐 올해 안에 서울성곽 단절 구간에 대한 복원 설계를 끝낸 뒤 내년부터 공사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24일 밝혔다.●1975년부터 사업시작
총길이 18.6㎞의 서울성곽 중 건물과 도로 탓에 끊긴 구간은 모두 45곳(약 5㎞)으로, 이 가운데 9곳(1㎞)은 구름다리 등 ‘상부형상화’를 통해 복원한다. 서울시는 복원할 수 없는 사유지 등 36곳(4㎞)에는 주물로 된 보도블록에 성곽의 형상을 표시하기로 했다.
상부 형상화가 이뤄지는 곳은 도로 탓에 성곽과 단절된 혜화문과 숭례문, 흥인지문 주변 등 아홉 군데다. 성벽 모형의 구름다리를 만들어 아래로는 차량이 다니고 위로는 시민들이 걸어다닐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사유지 등으로 성곽이 단절된 구간은 옛 성곽 터를 따라 바닥에 성곽 모형의 주물을 심어서 바닥 표지판을 따라 보행자들이 다음 성곽으로 쉽게 찾아갈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
안승일 서울시 문화관광국장은 “서울 성곽의 복원은 정부가 1975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사업으로 복원이 마무리되면 서울성곽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오세훈 시장은 2009년 9월 유네스코의 자문기관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 관계자를 만나 조선왕조 수도의 기틀이 된 한양(서울)의 성곽을 체계적으로 발굴, 정비해 세계인에게 알리고 싶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역사적 가치 되살리는 계기 되길”
성곽 복원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도 크다. 서울성곽 남산 구간에서 만난 주부 김형주(63)씨는 “서울성곽도 남한산성처럼 하나로 이어져 시민들이 걸으면서 성곽 전체를 돌아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버스기사 이명숙(48)씨는 “남대문과 동대문이 하나의 성곽으로 이어지면 만리장성 못지않은 관광자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곽길 안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시민단체인 서울KYC(한국청년연합) 하준태 사무처장은 “서울성곽은 일제강점기에 도로 개설과 관사 건축 등을 거치면서 평지에 있는 성곽이 철거되고, 이후 서울 도심이 확장되면서 여러 곳이 단절됐다.”면서 “단순히 성곽을 잇는 것만이 아니라 현대적 의미에 맞게 성곽의 역사적 가치를 살리는 복원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2011-04-25 1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