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립대 등록금 전액 감면·알펜시아 분할 매각 등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취임 4개월을 눈앞에 뒀지만 주요 정책 결정 때마다 말 바꾸기를 일삼아 도민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계올림픽 유치로 발전의 최대 호기를 놓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대다수의 도의원과 도민들은 17일 “최 지사 취임 이후 동계올림픽 남북 분산 개최 발언부터 강원도립대 등록금 전액 감면, 알펜시아 매각 방침 발표, 강원도민프로축구단(강원FC) 사장 선임 등 주요 현안을 발표했지만 내부 의견이 엇갈리는 바람에 갈팡질팡하는 모습이 역력하다.”면서 “더욱이 빈번한 말 바꾸기로 도정 수행도 갈지자 걸음을 걷고 있다.”고 한목소리로 비난했다.
최 지사는 지난달 “강원도개발공사에서는 알펜시아를 계속 가져가고 싶겠지만 도는 하루 빨리 분할 매각하고 싶다.”며 “하루에 이자만 1억원씩 나가기 때문에 도민들의 이익을 생각해서 이자를 납입하는 기간을 최대한 줄이겠다.”고 매각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발언 하루 만에 김상갑 도개발공사 사장이 도의회에서 “매각을 추진한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며 리조트 내 시설들은 모두 서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개별 매각이 불가능하다.”고 도지사 발언을 뒤집어 엇박자를 냈다. 이후 지금까지 차일피일 대책 마련을 미루고 있다. 대안조차 내놓지 못했다.
좌초 위기를 맞고 있는 강원FC 신임 사장 선임문제도 이사진의 반발에 부딪혀 지지부진하다. 최 지사는 임은주 을지대 여가디자인학과 교수를 사장으로 선임할 계획이었지만 프로축구 구단 경영에 관여했던 경험이 없다는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다. 이에 앞서 지난 6월 최 지사는 2014년까지 강원도립대학 등록금을 아예 없애겠다고 발표했다. 최 지사는 “대학생들이 학비 걱정 없이 학업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강원도립대학을 전국에서 처음으로 등록금 없는 대학으로 만들어 지역 명문대학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김정호 도립대 총장이 “무상등록금 계획은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히는 등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또 지난달 2018평창동계올림픽 남북 분산 개최를 주장했다가 주민들이 반발하자 슬그머니 말을 바꾸기도 했다.
이처럼 최 지사가 발표하는 주요 현안이 사사건건 내부 반발 때문에 추진에 어려움을 겪자 도민들은 “사전에 충분한 검토나 조율 없이 ‘터뜨리고 보자’ 식의 무분별한 발표로 도민들에게 혼란만 주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bell21@seoul.co.kr
2011-08-18 1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