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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금천 만들기’ 독서토론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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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입학 면접에서 학생들이 토론하면서 중용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우를 자주 보는데, 제가 교수하면서 면접 때 그런 태도를 보이는 학생들에게 후한 점수를 주기 어려웠다.”


차성수(가운데) 금천구청장이 28일 금천구 동일여고에서 열린 독서토론회에 참석, 학생들에게 대학교수 때의 경험을 전하고 있다.




차성수 금천구청장은 28일 서울 금천구 동일여고에서 학생 28명과 독서토론회를 하며 이렇게 말했다. 대입에 고통받는 고등학생들과 만나다보니 멘토로 잠깐 변신한 것이다.

차 구청장은 또한 “우리의 교육 현실에서 성적이 좋은 것과 공부를 잘하는 것이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좋은 대학에 못 들어가더라도 책을 많이 읽고, 공부를 열심히 하면 여러분이 30~40대에 반드시 인생에 큰 도움이 된다.”고 격려했다.

이번 토론회는 구민들과 함께 소통하고 ‘책 읽는 금천’을 만들기 위한 구민 독서토론회로 지난 6월 시작한 후 벌써 네 번째다.

이날 주제 도서는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포리스트 카터 저)로 논제별 자유토론과 찬반토론으로 진행됐다.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은 백인 문명에 억눌리면서도 영혼의 풍요를 최고의 가치로 삼고서 자연에 순응하며 살았던 아메리칸인디언 체로키 족의 철학과 지혜를 풀어 내려간 성장소설이다.

학생들은 책이 전하는 인간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며 인간 또한 자연의 일부로 살아가는 인디언의 이야기에 인간문명의 문제점과 현대인의 인식 등에 대해 사뭇 진지한 토론을 펼쳤다.

차 구청장은 “차이를 인정하고 함께 살아가는 것이 인디언 사고방식입니다. 하지만, 왜 인디언처럼 박해받고 핍박받는 소수만 이런 좋은 생각을 하고 살고, 정복자와 지배자 같은 강자들은 이런 생각을 하지 못하고 사는 지가 이 책을 읽고 난 뒤 든 생각이고, 내가 평생 가진 의문이기도 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예수와 부처, 공자 등 성인의 삶과 철학에 대해서도 큰 가르침을 베푼 위인들도 당대에서는 억압받는 소수였다는 점도 거론하며 토론을 이끌었다.

토론패널들이 수험생인 점을 고려해 교수 출신의 차 구청장은 대학입학을 위한 면접 노하우를 전수하기도 했다. 그는 “토론에서는 분명한 입장을 가져야 생각의 다름도 나눌 수 있다.”면서 “정답을 찾기보다 자신만의 생각을 할 것”도 함께 주문했다. 또 학업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학생들에게 “사실을 모르고 사물을 판단할 수 없다. (교과서가 가르치는) 사실을 배우는 것을 게을리하지 마라.”고 당부했다.

앞서 차 구청장은 지난 6월 가산초등학교에서 초등생 25명과 ‘내 짝꿍 최영대’(채인선 저)를 읽고 토론을 가진 후 ‘연을 쫓는 아이’(할러드 오세이드 저), ‘친절한 복희씨’(박완서 저)를 읽고 주민들과 독서토론을 했다.

교육도시를 표방하는 구는 독서토론회를 통해 합리적인 사고 형성을 돕고, 주민들과 소통의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행사를 마련했다. 구는 독서토론회가 독서운동 캠페인과 더불어 구민들의 독서능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글 사진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2011-09-29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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