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단 조성해서 기업 유치… 관광지·택지 개발에 주력”
“대기업과 4년제 대학이 들어서 먹고사는 문제를 걱정하지 않고, 언제든 문화 공연을 즐길 수 있는 도시를 만들고 싶습니다.”조병돈(63) 경기 이천시장은 30일 꿈꾸는 도시의 두 가지 모습을 일구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1983년 수도권정비법 제정 이후 30년 가까이 대기업 신·증설이 제한됨에 따라 고향에서 충분히 먹고살 수 있는 기반을 만들 수 있어도 일자리를 찾아 저마다 다른 도시로 떠나고 있어서다.
반면 중소기업 유치는 가능하지만 오히려 소규모 공장 난립으로 난개발과 환경오염만 부추기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천시 소재 기업들도 중국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어 수도권 규제 문제는 조 시장에게 지나칠 수 없는 것이 됐다. 조 시장은 “시대에 뒤처진 낡은 규제로 합리적인 발전을 꾀하지 못하고 있다.”며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자리 창출이 최대 이슈로 떠올랐지만 정책은 뒷걸음질치고 있다.”며 “일자리를 만들지 못하더라도 기업을 놓치지는 말아야 하지 않겠느냐.”며 답답해했다.
이런 문제를 조금이나마 풀기 위해 조 시장은 중대형 중소기업이 들어설 수 있는 20개의 산업단지 조성에 착수, 일자리 창출을 유도할 방침이다.
규제 개선에 대해서는 해당 단체장들과 정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하는 것은 물론 관광 지역 개발이나 택지개발 등 비교적 규제를 덜 받는 부분에 대해 우선 시행할 계획이다.
35만 시민 모두에게 문화 향유의 기회를 안기자는 이천시의 두 번째 모습에 대해서는 “상식이지만 살면서 여유를 갖고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수단이 바로 문화”라면서 “규제 완화를 통한 기업 유치로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면 그다음으로 자유롭게 누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006년에는 1200석 규모의 아트홀을 완공, 대도시에서나 볼 수 있는 공연들을 유치해 눈길을 끌었던 그는 “이제 좋은 공연을 싸게 볼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며 “문화 프로그램을 늘리고, 아트홀 같은 문화공간을 지속적으로 건설할 구상을 하느라 바쁘다.”고 말했다.
2010년 국내 최초로 유네스코 지정 창의도시에 선정돼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문화도시 반열에 오른 영예를 뒷받침하려는 것이다. 창의도시는 세계 19개국 29개 도시밖에 없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2012-01-31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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