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해결” 박 대통령 강조… 민원인 대처 성공사례 등 특강
박근혜 대통령이 국민 중심 행정을 강조하며 민원의 적극적 해결을 주문하자 공무원들이 민원 처리 방법부터 다시 배우고 있다. 지난 20~22일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5급 이하 공무원 40여명이 처음 만들어진 ‘국민행복 현장서비스과정’에 참여했다. 이 과정에서 국민권익위원회의 류춘열 팀장은 불만 민원에 대처한 성공과 실패 사례에 대해 강의했다.
류 팀장은 “고질 민원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연간 300조원으로 국내총생산의 27%에 달한다는 통계가 있다”며 “사회현상의 다양화와 권리의식의 강화로 민원 발생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민원인을 단순과격형(생계형), 트집잡기형(싸움닭형), 전문가형(독불장군형), 옹고집형(막무가내형), 지능형(용의주도형), 물량공세형(한풀이형), 저격수형(어둠 속 스나이퍼형) 등 7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먼저 고령에 저학력인 경우가 많은 ‘생계형’ 민원인은 실직, 생계곤란 등으로 인한 민원으로 공공기관에서 무시당한 상처가 있다. 생계형 민원에는 공감을 먼저 하고 안부를 묻는 등 친밀감을 형성해 생계, 복지, 일자리 지원 등 경제적 도움을 줄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40~50대에 이기적인 성격의 ‘싸움닭형’ 민원인은 섣부른 선입견을 자제하고, 얕잡아 보이지 않도록 사실과 법률관계를 충분히 파악해서 대응해야 한다. 법 테두리 안에서 이익을 줄 수 있도록 현장조사 등을 하고, 인내심을 가지고 대처해야 한다. 중산층이 많은 독불장군형은 전문지식을 습득하고, 단호한 어조에 논리적 대응을 하는 것이 좋다.
오랜 민원으로 생활이 피폐해진 ‘막무가내형’은 신뢰를 형성하고 섬세하게 배려하는 자세로 대해야 한다. 공직에서 일한 경력이 많은 ‘용의주도형’은 공무원의 약점을 꿰뚫고 있기 때문에 기본에 충실한 민원처리를 하면서 정보공개청구 등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
‘한풀이형’은 국민신문고 등을 통해 하루에 100건씩 무차별로 민원을 복사해댄다. 이런 민원인은 응어리를 풀어줄 수 있는 경청이 중요하며, 직접면담이나 현장방문 등으로 정서적 접근을 먼저 하는 것이 낫다. ‘저격수형’은 음지에서 민원을 제출하며 끊임없이 불신을 표현하기 때문에 흥분하지 말고, 도움을 주려는 태도를 끝까지 유지해야 한다. 류 팀장은 “신뢰를 쌓는 것은 민원 처리의 처음이자 끝이며 만병통치약”이라며 “‘법과 제도 때문에 안 된다’ ‘예산과 권한이 없다’는 말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2013-03-26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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