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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깐한 정홍원 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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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 때마다 총론에서 각론까지 챙겨 각 부처 긴장


정홍원(왼쪽) 국무총리가 18일 서울 영등포구 63빌딩에서 열린 제33회 장애인의 날 기념식에서 유영희(가운데) 전북여성장애인연대 대표에게 ‘올해의 장애인상’을 주고 있다. 수필가인 유 대표는 여성 장애인 인권과 교육을 위해 헌신한 공로가 인정돼 상을 받았다.
연합뉴스
“방향은 괜찮은데 구체적이지 않다. 실현 가능할까. 현장 상황을 확인하고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 늘 하던 이야기 말고 새롭고 창의적인 대안 없나.”

정홍원 국무총리가 각종 범부처 회의를 주재하면서 스스로 구체적인 대안까지 제시하고 개선안을 주문하는 통에 관련 부처들에 비상이 걸렸다.

총론에만 관심을 기울이던 이전 총리들과 달리 정 총리는 구체적인 사안까지 짚어 가면서 각론을 이야기하는 까닭이다. ‘총론’은 물론 디테일까지 챙기는 ‘각론 총리’ 앞에서 부처 장관과 관계자들은 ‘긴장 모드’다.

여성가족부, 교육부, 고용노동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련 부처들은 지난 16일 다문화가족정책위원회에서 위원장인 정 총리가 꼭 집어내어 구체적인 지시와 대안까지 제시하는 통에 회의가 끝난 뒤 보고 내용을 고치고 보완하느라 부산하다. 낙제는 면했지만 이들 부처 보고가 기껏 C학점에 간신히 턱걸이한 셈이라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정 총리는 구체성이 떨어지는 보고에 대해선 현장 사정에 대한 파악과 이에 맞는 정책 수정을 주문했다. 회의 전에 꼼꼼하게 업무파악까지 마치고 들어와 대안 제시와 지시도 구체적이다. 부처마다 특성에 맞는 사업을 추진하고 차별화된 역할 수행을 주문했다. “예를 들어 문체부는 음악, 체육 등의 재능 발굴 및 지원을, 교육부는 다문화가정 자녀의 꿈과 끼를 키울 수 있는 지원을, 고용부는 취업지원을 강화할 때 다문화가족의 장점과 우수성을 살릴 수 있다”는 대안까지 제시했다.

정 총리는 앞서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을 지내면서 어린이, 여성, 다문화가족 문제 해결에 많은 시간을 쏟아온 데다 자신이 초등학교 교사로 사회 첫발을 내디뎌 어린이와 여성·가족 문제에 대해서는 애정이 각별한 것으로 전해졌다. 개인적으로는 소탈하면서 격의 없지만 일에 있어선 깐깐하고 엄격한 태도도 교사로서의 경험 때문이라는 평도 있다.

정 총리는 지난 16일 회의 주재 자리에서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 시절 법문화교육센터를 활용해 다문화가족들을 도운 일을 사례로 들기도 했다. “해마다 2000명 이상의 다문화 가족을 김천의 교육원으로 초대해 이틀 동안 법률 교육 기회를 줘 한국 법률에 익숙하도록 도왔다”면서 각 부처의 각종 프로그램과 교육시설을 활용해 실질적으로 다문화가족들을 도울 방안을 내놓도록 독려했다.

정 총리의 사실상 질책에 다문화가족정책의 주무부서인 여성가족부를 중심으로 관련 부처들이 복잡하게 얽힌 다문화관련 지원체계와 사업을 효율화·단순화하기 위한 실태 파악과 방안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2013-04-19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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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제공 : 정책브리핑 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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