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 없던 입양가족대회 수락한 차성수 금천구청장의 ‘행동하는 사랑’의 비밀은
“입양은 어려운 결정이지만 입양을 통해 얻는 행복과 사랑은 정말 큽니다. 입양가족에 대한 편견이 없어졌으면 좋겠어요.”차성수 금천구청장에게는 가슴으로 낳아 사랑으로 키우는 세 딸이 있다. 젊은 시절 입양에 대해 생각을 품었던 구청장 부부는 바쁜 삶에 쫓겨 좀체 기회를 못 잡다가 아들이 대학에 입학한 뒤에야 비로소 숙제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쉽지 않았다. 하지만 한 사람의 삶을 바꾸는 데 의미를 찾자며 마음을 굳혔다. 2006년 당시 두 돌을 갓 넘긴 막내 딸 혜주(9)를 입양했다. 참 예쁘고 귀여워 이듬해 큰딸 혜인(12)을, 2008년엔 둘째 딸 혜은(11)을 차례차례 데려왔다. 차 구청장은 “입양은 축복이자 행복”이라면서 “세 딸을 키우며 진정한 부모의 사랑이 무엇인지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차 구청장은 절차가 까다롭게 바뀐 입양특례법 시행 뒤 입양은 줄어들고 영아 유기가 늘고 있다는 지적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관련 법 개정을 둘러싸고 미혼모 지원이냐, 국내 입양 활성화냐 논란이 있는데, 결코 대립하는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입양 가정, 미혼모 가정 모두 행복한 가정이 될 수 있도록 좋은 방향으로 진척을 보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제13차 전국입양가족대회가 오는 9일 오전 11시 금천구청 금나래아트홀과 썬큰광장에서 열린다. 입양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확산시키고 국내 입양 문화를 활성화하려는 자리다. 한국입양홍보회와 전국 입양부모들이 힘을 모아 2000년부터 열고 있는 이 행사가 금천구에서 열리기는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순회 개최 원칙에 따라 올해에는 다른 지역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장소 섭외에 애먹은 주최 측의 긴급 요청을 금천구가 흔쾌히 받아들였다는 후문이다.
입양홍보회 관계자는 “입양에 대한 건강한 인식과 바람직한 입양 문화 형성에 힘을 보태고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찾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