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의리로 통한다는 음료 광고에서 시작된 의리 열풍이 뜨겁다. 광고 후 1주일 만에 해당식품의 편의점 매출이 50%나 증가하고, 각종 패러디 광고와 의리 시리즈가 인터넷에 쏟아지고 있다. 본래 의리라는 말은 사람으로서 또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를 뜻한다. 하지만 지금 의리라는 단어는 방송, 연예,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본래 의미보다 훨씬 더 광범위한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
6·4 지방선거의 유권자 수는 총 4130만명. 사실상 국민의 대부분이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난 다섯 차례의 지방선거 평균 투표율은 55.2%에 불과하다. 2012년 대선 투표율인 75.8%를 감안하면 유권자들의 관심과 참여도가 낮은 편이다. 지방선거는 지역에서 민심을 대표할 수 있는 소중한 일꾼을 뽑는 중요한 행사다. 대선이나 총선보다 민주주의와 지방자치 실현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끼치는 선거로 볼 수 있다. 그 중요한 선거에 유권자 절반 정도가 투표권을 포기하고 있다. 이 정도라면 과연 내가 사는 지역에 대한 의리가 있다고 할 수 있을까.
이번 선거는 비리, 불신, 무능함 등 그동안의 잘못된 점을 바로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연고, 학벌, 인맥 등 기존의 방식을 과감히 탈피하자. 사욕과 사심을 버리고 국가와 공공의 이익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후보에게 의리를 지키자.
농협 경주환경농업교육원 정찬우 교수
2014-05-27 3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