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위유형별 보직관리제 도입
웬디 커틀러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보는 한국과 일본 사정에 밝은 관료로 통한다. 한·일 각국과의 양자 협상 무대에서 상당한 협상력을 발휘하고 있고 현재 일본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를 위한 미·일 간 협상 과정에서 미국 수석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이는 그가 20년 동안 한국, 일본을 상대로 한 통상 분야에서 장기간 재직한 덕분으로 평가된다. 반면 우리나라는 통상 교섭 등 대외 협력을 담당하는 공무원들의 평균 재직 기간이 1년 3개월에 그치다 보니 협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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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행정부는 각 중앙행정기관의 직위를 장기 재직이 필요한 분야와 순환보직이 필요한 분야로 구분해 관리하는 ‘직위 유형별 보직관리제’를 1일부터 전면 시행한다고 30일 밝혔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이 5월 19일 “순환보직제를 개선해 업무의 연속성과 전문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한 대국민 담화 후속 조치의 일환이다.
안행부는 각 중앙행정기관의 직위를 크게 ‘장기 근무형’과 ‘순환 근무형’으로 나눴다. 장기 근무형은 다시 전략적 전문성 유형(유형1)과 실무적 전문성 유형(유형2)으로 분류했다. 이 중 재난 관리, 국제 통상 등 전문가를 전략적으로 육성해 나갈 분야인 유형1의 직위들은 ‘전문 직위’로 지정했다. 이 중 업무 분야 또는 직무 수행 요건이 동일하거나 유사한 직위는 ‘전문 직위군(群)’으로 묶었다. 안행부는 전문 직위는 4년, 전문 직위군은 8년간 전보를 제한하는 대신 전문 직위에서 근무한 기간 및 직급에 따라 수당(전문 직위 수당)을 탄력적으로 지급하고, 성과평가 시 반영되는 가점을 의무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서울신문 6월 11일자 25면>
소속기관을 제외한 각 중앙행정기관 본부의 직위를 유형별로 분석한 결과 유형1에 해당하는 직위는 총 2378개로 전체 직위(2만 385개)의 11.7%를 차지한다. 안행부는 국제 관계에서 국익을 확보해야 하는 분야(국제 통상, 국제 금융 협력 등), 국민의 생명·안전 및 생활과 직결되는 분야(재난 안전, 산업재해 예방, 원자력 안전 등), 장기적 성장 동력 발굴이 필요한 분야(기초연구 진흥, 정보통신기술 등) 등을 중심으로 43개의 전문 직위군을 마련했다.
강병규 안행부 장관은 “직위 유형별 보직관리는 각 중앙부처에서 소속 부서·직원 등의 의견을 반영해 해당 부처에서 전략적으로 전문성을 강화해 나갈 분야를 주도적으로 발굴했다”면서 “앞으로 운영 실태 점검 및 성과 분석 등을 통해 변화된 인사관리 체계가 공직 내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2014-07-01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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