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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엄마들 모일 키즈카페·쉼터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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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 찾은 김수영 양천구청장

일찌감치 드리운 어스름 속에 굵은 빗방울이 뚝뚝 떨어지던 지난 2일 오후 5시 30분, 양천구 신월1동 신영시장에 뜻밖의 손님이 찾아들었다. ‘주인공’ 김수영(50) 양천구청장은 기다란 초록색 재활용 장바구니를 왼팔에 끼고 있었다.


추석 연휴를 앞둔 2일 신월동 신영시장에서 김수영 양천구청장이 물건을 사며 상인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새내기 구청장은 추석 대목을 맞아 물가 동향을 챙기고 분위기를 엿볼 요량이었다. 처음엔 얼굴이 밝았다. 시설 현대화 작업을 마친 곳이라 손님도 많고 경쟁력도 갖췄다는 소리를 듣는 쪽이어서다. 한마디로 잘나가는 시장이다.

하지만 그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편안하게 장을 보면서 상인들과 이야기나 좀 나눠야지 하고 나선 터였다. 그런데 평소 하고 싶은 얘기가 많았던 상인들에게 구청장의 장보기는 조르고 조를 수 있는 ‘절호의 찬스’이기 마련이다.

구청장의 손을 잡은 상인들은 “이때다”하며 품고 있던 민원을 쏟아냈다. 족발집 사장이 1번 타자로 나섰다. 익명을 요구한(?) 그는 “맞벌이 부부들은 보통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시장을 이용하다 보니 꼭 승용차를 가지고 온다. 그런데 주차장이 너무 좁아 이들을 끌어들이기 쉽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김 구청장은 엷은 웃음과 함께 고개를 끄덕이며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화답했다.

두 번째로 발걸음한 곳은 과일 가게. 네 가족이 총출동해 가업을 꾸려 주변에서 대단하다는 말을 듣는다고 한다. ‘부부청과’ 사장은 족발집과 마찬가지로 “젊은 사람들이 찾도록 해야 하는데 오히려 갈수록 줄어든다”고 걱정했다.

이후 반찬가게, 신발가게, 생선가게 등 한 곳 한 곳씩 지날 때마다 김 구청장의 머리에는 기억해야 할 것들이 쌓였다. 희망도 봤다. 2년 전 외국계 컴퓨터 회사를 접고 남도반찬이라는 가게를 차린 김태응(35)씨는 “손님 대부분이 50대라 젊은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상인들도 여러 가지를 고민하고 있다. 구청에서 좀 더 밀어준다면 대형마트 못잖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신영시장은 요즘 젊은 엄마들을 유혹하기 위해 어린이장난감도서관과 키즈카페를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김 구청장도 예산을 따내려고 서울시를 비롯해 여러 기관을 돌아다니고 있다. 숫기가 없기로 유명한 편이지만 “체면에 앞서 일을 챙겨야 하지 않겠느냐”고 되묻는다. 그는 이날 오후 7시까지 2시간 가까이 시장을 누볐다. 소감을 묻자 “아이디어가 있으면 귀띔해달라”며 희미하게 웃었다. 유왕수 상인회장은 “올해 주민 쉼터를 마련하고 내년엔 주민참여예산을 받아 키즈카페를 설치할 꿈에 부풀어 있다”고 덩달아 웃었다. 비슷한 고민과 희망을 품어서 그런지 두 사람의 표정은 묘하게 닮아 있었다.

글 사진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2014-09-04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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