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사무 민간위탁 70곳 감사
감사원은 지난해 9월 모두 22개 중앙행정기관에서 804개 민간 수탁기관에 맡긴 1535개 국가사무 가운데 70개 기관의 업무를 감사한 결과 개선 방안 마련 등 37건의 감사결과를 시행했다고 16일 밝혔다.
환경부 공무원 122명은 최근 3년 동안 6개 수탁기관이 주관하는 교육에 출강한 뒤 강사료 1억여원을 받았다. 한 고용노동지청의 공무원 8명은 3년 동안 외부강의 신고도 하지 않은 채 수탁기관이 주관하는 교육에 46차례 강의를 하고 761만원을 받았다. 한 공무원은 사업자에게 14차례 공문을 보내 자신이 출강하는 협회에서 강의를 듣도록 했다.
전 해양경찰청은 한국수상레저안전협회 설립을 주도한 뒤 이 단체가 검사장비 구비 등 요건을 갖추고 있지 못했음에도 동력수상레저기구 안전검사 등 2개 사무를 위탁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관계 법령에 근거가 없는 데도 한국쌀가공식품협회에 가공용 쌀 매입업체 추천과 부정유통 점검 사무를 위탁했다. 이 협회는 쌀 매입업체를 추천하는 과정에서 업체들이 회원으로 가입하도록 한 뒤 3년 동안 회비 명목으로 53억원을 징수했다. 본래 이 위탁 업무의 권한은 해당 지방자치단체와 농산물품질관리원에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안전 점검 인력 7명 이상을 확보하고 있지 못해 법정 요건에 미달한 한국종합유원시설협회를 놀이기구 안전성 검사기관으로 지정했다. 특히 이 협회가 안전 점검 인력을 미자격자 포함, 8명으로 보고했는 데도 요건 심사를 소홀히 했고, 나중에 알고도 제재 규정마저 없어 수탁기관이 독점적 권한을 누리도록 방치했다.
국토교통부 역시 공공측량 성과심사 사무를 대한측량협회에 위탁하면서 이 협회가 심사 인원을 실제로 필요한 1만 1507명보다 많은 1만 5653명으로 산정한 뒤 국가 예산에서 지급되는 심사 수수료 18억여원을 과다하게 책정했는데도, 이를 묵인했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2015-06-17 1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