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질 개선으로 집단 서식 가능해져
경남 울산 태화강 하구에서 자연 굴 집단 서식지가 처음 발견됐다. 태화강 수생생태계가 회복되면서 남해와 서해안에 주로 서식하는 굴이 동해안인 울산에서도 발견된 것이다.강창희(현대자동차 환경팀 차장) 한국로드킬예방협회 대표는 7일 “지난 20년간 현대자동차 인근 태화강 하구의 생태환경을 관찰해 온 결과 굴이 옛 방사보가 있었던 곳을 비롯해 명촌천 합류 지점인 현대차 울산공장 사내하천 등 광범위하게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태화강 하구는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 굴 서식 환경을 가졌다. 이번에 발견한 굴은 강굴과 참굴 등이다. 강굴은 태화강 하구와 명촌천이 만나는 지점의 강바닥 일대(길이 70여m, 폭 20여m)에서 담치, 따개비 등과 엉켜 서식한다. 참굴 서식지는 같은 지점 강 양쪽 석축과 교각 등 길이 100여m 구간에 넓게 퍼진 것으로 확인했다.
태화강 하구에서는 1970년대 산업화 이후 수질오염 등으로 바윗돌이나 목책 등에 달라붙은 굴들이 폐사해 굴 껍데기만 발견됐다. 그러나 최근 태화강 수질이 개선되면서 2∼3년 전부터 굴이 성장해 집단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굴은 수중 유기물을 걸러 먹고살아 수질오염에 민감하다.
강 대표는 “태화강 하구가 재첩, 바지락에 이어 굴까지 서식할 정도로 환경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글 사진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2016-01-08 1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