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는 4일 ‘해군의 강정마을에 대한 구상권 청구에 따른 우리의 입장’ 보도자료를 통해 “해군이 구상권을 청구한 사실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며 “구상권 청구를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해군에 요구했다.
구성지 제주도의회 의장을 비롯한 도의원 일동은 “햇수로 10년이 다 되도록 엄청난 분란을 겪어야 했던 강정마을이 또 다른 갈등에 휩싸일 위기에 봉착했다”며 “강정 주민들의 피 끓는 심정을 외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해군은 강정지역에서 앞으로 주민들과 함께 천만년을 함께 할 공동운명체”라며 “법적인 소송을 통해 모든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발상은 애초부터 바람직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용납될 수도 없다”고 말했다.
도의원들은 “해군기지 건설을 둘러싼 지난날의 갈등에 종지부를 찍고 국가안보와 제주평화번영의 길에서 민과 군이 아름다운 동행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해군은 구상권 청구를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군은 지난달 28일 제주기지 공사 지연으로 거액의 비용이 발생한 데 대한 책임을 물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공사를 방해한 개인과 단체를 상대로 구상권 행사 소장을 제출했다. 구상권 행사 대상자는 공사 방해 행위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5대 단체와 개인 116명이다. 이들이 부담해야 할 비용은 34억여원이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