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허브 자리잡은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오늘 여기 모인 분들이 대한민국 복지의 역사를 새로 쓰는 사람입니다.”지난 8일 서울 성북구청에서는 찾아가는 동마을복지센터 1주년 기념행사가 열렸다. 동마을복지센터는 서울시에서는 찾아가는 동주민센터(찾동)로, 보건복지부에서는 복지허브라고 부르는 사업이다.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찾아가는 동주민센터는 공무원이 찾아간다는 뜻”이라면서 “공무원이 줄어들어도 마을공동체가 주변 이웃을 돌봐야 지속적인 ‘복지’가 가능하다”고 ‘동마을복지센터’란 이름을 고집해 사용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성북구는 1년 전 서울시에서 가장 먼저 찾아가는 동마을복지센터의 문을 열었다. 동주민센터가 찾아오는 민원인들의 서류만 떼주던 곳에서 직원들이 집집이 복지가 필요한 현장 속으로 뛰어들었다. 급한 도움이 손길이 필요한 이웃을 찾아냈고 그들을 위한 다양한 혜택을 제공했다.
또 마을공동체가 자리잡으면서 마을 통장과 반장이 이웃의 어려움을 살폈고, 정부의 지원 전에 마을이 먼저 따뜻한 손길을 내밀었다.
이번 동마을복지센터 1주년 행사는 그동안 독거노인, 위기가정, 조손가족 등 긴급한 도움의 손길을 받았던 주변 이웃사람이 삶의 의지를 되찾는 과정이 소개되었다. 이어 구 직원과 주민, 동주민센터 복지플래너(복지담당 공무원)와 간호사들이 함께 조를 이뤄 빈곤위기 가정을 찾았다.
삼선교로14길 무허가건물에 사는 김모(77)씨 부부는 “지난주에 폭우가 내렸을 때 아들, 딸, 며느리는 무소식인데 동주민센터 플래너가 비 피해는 없느냐고 전화를 줘서 울컥했다”며 양팔을 활짝 벌려 환영했다. 김씨는 기초생활수급권자였으나 자녀 부양기준 때문에 수급이 최근 중지됐다. 하지만 플래너가 알려준 서울형 기초보장제 때문에 그나마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복지는 표가 나지 않는 일이며, 말할 수 없는 일이 더 많지만, 장기적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꿔나가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50만 성북주민을 대표해 기념식에 참여한 마을계획단, 주민단체, 통·반장, 자원봉사자들은 “모든 주민들이 지역사회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돕겠다”고 다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2016-07-12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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