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저수지 사용 벼농사 비상
경북 포항의 한 저수지에서 물을 공급받아 벼농사를 지은 논의 수확량이 평년 20%에도 못 미치는 일이 발생해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농민들은 농업용수로 사용된 태평저수지의 수질을 의심하며 포항시와 저수지 관리 주체인 농어촌공사 등을 상대로 원인 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31일 포항시 등에 따르면 이 저수지 물을 받아 농사를 지은 농가는 105곳이다. 재배면적은 39만㎡에 이른다. 피해액은 100% 피해를 가정하면 3억~4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포항시 흥해읍 덕장2리 이건수 이장은 “시와 농어촌공사가 오염원이 없다고 해 저수지 물로 농사를 지었지만 지난 6월부터 생육이 좋지 않았다”면서 “결국 쭉정이만 남은 채 벼가 쓰러졌다. 한 해 농사를 완전히 망쳤다”고 토로했다. 백강훈 포항시의원이 농어촌공사에서 제출받은 ‘수질조사’ 자료에 따르면 이 저수지 물의 전기전도도는 지난 3월에는 894㎲/㎝였고, 6월에는 2251㎲/㎝였다. 또 총질소의 경우 3월에는 5만 8760㎎/ℓ였고 6월에는 23만 3879㎎/ℓ로 기준량의 최대 23만배를 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시에 따르면 전기전도도가 1000㎲/㎝ 이상이면 백화현상이 발생할 수 있고, 총질소량이 기준량보다 높으면 웃자람 등으로 벼가 약해질 수 있다.
포항 김상현 기자
2022-11-01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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