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단체장 중점 사업 잇단 제동
수원 軍공항 이전·손바닥 정원 등
예산 전액 깎거나 큰 폭으로 삭감
안성 응급복구 등 392억원 날아가
군포·오산 조직개편 줄줄이 부결
“명확한 사유도 없어… 권한 남용”
22일 서울신문 취재에 따르면 수원시의회는 지난 20일 제372회 정례회 본회의를 열고 3조 508억원 규모의 내년도 본예산을 의결했다. 시가 제출한 원안에서 212억원이 삭감됐다.
이재준 수원시장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지만 수원시의회는 37석 가운데 국민의힘이 20석으로 다수당을 차지한다. 민주당은 16석, 진보당은 1석이다. 의회는 주민참여 예산 48억여원 중 41억원을, 지역화폐 발행 지원 예산 216억원 중 40억원을 삭감했다. 수원시의 숙원 사업인 군공항 이전을 위한 연구용역비와 소음피해 및 주민건강 영향 실태조사비도 전액 깎았다. 이 시장의 공약 사업인 도시 곳곳에 작은 정원을 조성하는 ‘손바닥 정원 프로젝트’ 예산도 13억 3500만원 중 70% 상당을 삭감한 4억 8000만원으로 의결했다.
민주당 소속 수원시의원들은 이에 반발해 수정안을 제출했으나 이마저도 부결됐다. 이 시장은 “행복한 시민의 삶을 위해 예산을 세웠으나 의회 예산 심의에서 212억원이 삭감됐다”며 “시민 행복에는 여야가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5석, 민주당 3석으로 구성된 안성시의회는 지난 16일 시가 편성한 내년도 본예산안 1조 1600억원 중 392억원을 삭감했다. 김보라 안성시장은 민주당 소속이다. 삭감된 예산에는 ▲소규모 응급 복구사업 ▲진사리 주거환경 개선 및 학생 아침 간식사업 등 김 시장의 주요 공약이 담겼다. 김 시장은 같은 날 긴급 브리핑을 열고 “필수 경비를 제외한 시 자체 사업 예산 2400억원 가운데 16%에 달하는 392억원이 삭감됐다”며 “각고의 노력 끝에 제출된 사업이 충분한 논의나 명확한 사유 없이 몇 시간 만에 칼질당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권한 남용”이라고 반발했다. 안성시의회는 이 외에도 안성도시공사 설립, 안성 공영마을버스 운영 등 공약 사업 관련 조례안을 미상정하거나 부결하는 등 시장 공약 추진에 제동을 걸었다.
김중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