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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반면교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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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지난 1995년 비로소 온전한 지방자치제도를 확립한 이래 올해로 지방자치제 시행 10년을 맞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의원 유급제, 의원보좌관제 등 굵직한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은 채 산적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서울시의회는 57년의 지방자치 역사를 가진 일본을 살펴 반면교사로 삼기 위해 지난 8일부터 12일까지 일본 도쿄도의회, 지바현의회, 기후현의회 등을 차례로 방문했다. 일본 자치단체의회 방문기를 싣는다.

많은 수의 지방의원들을 선출하면서 동시에 높은 보수를 지급해 오던 일본은 최근 의원급여를 삭감하고 세분화된 자치단체를 재통합하는 등 재정난 해소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일본의 지방행정은 우리의 광역자치단체에 해당하는 47개 도·도·부·현(都·道·府·縣)과 기초자치단체에 해당하는 3200여개 시·정·촌(市·町·村)으로 구성돼 있다.

그런데 일본은 우리와 달리 모든 지방의원들에게 고정 급여를 지급하고 있다. 돈이 없는 사람도 정치에 관심을 갖고 주민들을 위해 봉사할 수 있도록 기회를 보장하기 위한 장치이다.

의원의 급여는 각 자치단체마다 조례를 통해 정하고 있기 때문에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비슷한 수준이다.

유급제, 재정 부실땐 도입 신중해야

일본열도의 중앙에 위치한 기후(岐阜)현의 경우 의회 의장이 월 102만엔(약 1044만원)을 받고 일반 의원의 경우 85만엔(약 870만원)을 받는다. 여기에 6월과 12월에 각각 지급되는 기말수당을 받게 되면 일반의원의 1인당 연봉은 1064만 8000엔(약 1억 899만원)에 이른다.

이외에도 비서나 보좌관 고용, 자료구입, 연수, 의정홍보 등으로 지출되는 비용은 따로 정무조사비에서 충당된다. 기후현은 의원 1인당 월 33만엔(약 350만원)까지 정무조사비를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우리나라 광역의원이 회의수당과 의정활동비 등을 합쳐 매월 200여만원을 받는 것에 비하면 상당한 금액이다.

기후현의회 사무국장 후지와라 쓰토무(藤原勉)씨는 “의원유급제는 일본이 지방자치를 시작한 1947년 이후 줄곧 유지해 오는 제도”라면서 “일부 폐해도 지적되고 있지만 ‘돈이 없어도 정치는 할 수 있다.’는 원칙적인 측면에서는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 의원유급제 도입을 주장하는 논리도 바로 이와 같다. 그러나 지방재정이 튼실하게 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한 의원유급제 도입은 오히려 화를 자초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기후현만 하더라도 일본 전체 불황으로 인해 국가보조금이 줄어들자 재정난에 빠져 현재 의원 스스로 월급에서 5만엔씩 삭감하고 있는 상태다. 도쿄도(東京都)의회와 인근 지바현(千葉縣)의회에서도 각각 2만엔,10만엔씩 삭감했다.

의원들의 월급을 줄이는 것뿐만 아니라 3200개나 되는 시·정·촌을 통합해 의원수 자체를 줄이려는 시도가 진행되고 있기도 하다.

기초자치단체 통폐합 움직임 활발

일본 정부는 시·정·촌합병특례법을 만들어 합병을 하는 시·정·촌에 우선적으로 재정지원을 해주고 있다. 이에 따라 기후현에서는 2년전 99개이던 시·정·촌이 현재 74개까지 줄어든 상태다.

시·정·촌을 통폐합하게 되면 의원이 감소해 재정지출이 줄어드는 것 외에도 지방공무원의 인건비나 중복사업 등을 줄일 수도 있다.

그동안 일본의 지자체들은 재원도 없이 중앙정부가 지급하는 지방교부세나 국고보조금 등을 믿고 쓸데없는 사업을 많이 벌였던 것이 사실이다. 그결과 지자체에 지원해주는 금액은 그대로 국가 재정악화로 이어진 것이다.

한국지방자치단체국제화재단 도쿄 사무소의 박성배 과장은 “의원들에게 급여를 지급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바람직하지만 자치단체의 재정구조가 개선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한 지출은 곧 국가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일본의 경우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우선 자치단체의 재정 자립도를 높이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도쿄·지바·기후 김기용특파원 kiyo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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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제공 : 정책브리핑 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