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수·목요일은 사랑이 ‘빵빵’
“생신 축하합니다. 사랑하는 할머니∼ 생신 축하합니다.”“할머니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세요.”“오냐 오냐, 내 새끼” 15일 양천구 신정2동 낡은 단칸방에서 오랜만에 감미로운 생일축하송이 흘러나온다. 할머니와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주는 손자는 ‘피’를 나누지 않은 독거노인과 자원봉사 학생이다. 그래서 더욱 아름답다. 쓸쓸히 생일을 맞는 독거노인들을 위해 생일 케이크를 직접 만들어 선물과 함께 전달하는 양천구의 ‘생일축하 행사’광경이다.●학생들 빵배달 자원봉사도
“정말 고마워 난 생일 케이크가 처음이야. 정말 예쁘네.”라며 눈물만 뚝뚝 흘리는 김정순(71·신정1동) 할머니. 자식도 없이 살아온 할머니는 생일을 잊은 지 오래다.
자원봉사자 이영옥(58·목2동)씨와 아들 형석(16·마포고 1학년), 준석(14·월촌중 2학년)이가 불러주는 노래에 김 할머니는 웃음을 짓는다.
이씨는 “요즘 아이에게는 공부도 중요하지만 어려운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이 필요하다.”면서 “오늘은 5명의 할머니, 할아버지 집을 가야 한다.”며 아이들의 손을 잡고 걸음을 재촉했다.
또 일주일에 한번, 수요일마다 빵을 배달하는 병찬(13·한가람중 1학년)이는 “매주 수요일 저녁은 1시간 일찍 집에서 나와 빵을 배달하고 학원에 간다.”면서 “시골에 계시는 외할머니처럼 생각하니 힘든지 모르겠다.”고 했다.
●한달에 한 번 생일케이크도 전달
양천 자원봉사센터에서는 주민들과 어려운 이웃을 하나로 묶는 다양한 봉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사랑의 빵 나누기’이다.3개의 팀이 매주 화·수·목요일을 돌아가며 하루에 50여명의 독거노인들에게 전달할 빵을 만든다.
오경옥 봉사팀장은 “제빵봉사자 30 여명이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만드는 빵을 100여명의 배달봉사자가 오후에 배달을 한다.”면서 “만들 때 사랑과 정성을 가득 담아서인지 어르신들에게 인기가 좋다.”고 말한다.
이렇게 매주 세번씩 빵을 만들고 한 달에 한 번씩 생일을 맞은 어르신들을 위해 케이크도 만든다.
또 설거지, 집안 청소를 하는 등 노인 돌보미 역할도 한다. 앞으로 발 마사지 또는 수지침 봉사단과 연계해 독거노인들에게 다양한 봉사서비스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추재엽 구청장은 “자치구의 힘만으론 사회의 그늘진 부분을 전부 돌보는 것이 불가능하다.”면서 “주민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자원봉사프로그램을 더 많이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2008-4-16 0:0:0 1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