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서울 명동에서 만난 이지연(29·서울 양천구 목동)씨는 “그랜드세일 기간에 패밀리 레스토랑인 T.G.I 프라이데이스를 친구들과 찾았지만 그냥 ‘웃고’ 나왔다.”면서 “할인율이 10%면 이동통신사 멤버십카드 20%에도 못 미치는 등 실질적인 혜택이 하나도 없다.”고 꼬집었다.
서울시가 만든 세일지도에는 명동의 한 구두매장의 경우, 30% 할인을 한다고 표시됐지만 사실은 달랐다. 매장 관계자는 “아직까지 본사에서 구체적인 지침을 받은 것이 없다.”면서 “그랜드세일 기간이 아니라도 20% 내외 할인은 하고 있고 한쪽에 30% 세일하는 것도 있다.”고 했다.
참여 업체들의 무관심도 문제다. 5000여개 업소가 서울 그랜드 세일에 참가하지만 대부분의 업체 홈페이지에는 ‘서울 그랜드 세일’에 관한 정보를 찾아볼 수 없었다.
명동에서 만난 일본인 오노 유키코(20)는 “그랜드 세일이라곤 하지만 뭔가 특별한 것도, 관광객에 대한 배려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편의점을 예로 들었다. “더운 날씨에 관광객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시원한 물과 음료수다. 그랜드 세일 표시가 된 편의점을 찾았지만 정작 물과 음료는 세일 대상에 제외됐고 김치, 고추장 등이 10% 세일 품목이어서 실망했다.”고 말했다. 유키코는 “서울이 쇼핑도시로 거듭나려면 ‘홍콩’을 배워야 한다.”면서 “비록 서울 전체가 아니라 특정 지역이라도 파격적으로 세일을 해야 비행기를 타고 쇼핑하러 오지 지금처럼 100엔, 200엔 할인한다고 누가 오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충분히 공감하는 사항”이라면서 “해마다 조금씩 참여업체와 할인폭을 넓힐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난 21일부터 9월12일까지 54일간 시내 유명 쇼핑몰, 숙박업체, 음식점 등 5000여개 업소를 이용하는 내·외국인에게 최대 60%의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는 서울 그랜드 세일을 한다고 대대적인 홍보를 하고 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2010-07-26 1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