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빼고 ‘…희망이다’ 새겨
서울시청 현관 위에 글자가 크게 쓰여 있다. ‘서울특별시’라는 현판이다. 현판은 건물의 이름이자 얼굴이다. 그런데 성북구청 현판에선 ‘성북’이라는 글자를 찾아볼 수 없다. 대신 ‘사람’이 가득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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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이란 글자 없이 한자 사람 인(人)의 갖가지 모양으로 가득 채워 구청을 찾는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성북구청 현판. 성북구 제공 |
성북구가 민선 5기 3주년을 기념해 청사 현관 입구에 새로 내건 현판 ‘사람이 희망입니다’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가로 250㎝, 세로 90㎝ 크기의 한지에 검은 먹물로 모두 150개에 달하는 ‘사람 인(人)’ 글자가 갖가지 모양으로 쓰여 있어 청사를 드나드는 이들의 시선을 한껏 사로잡는다. 가로 스물다섯 줄, 세로 여섯 줄로 빼곡하다.
40여년 동안 정릉천변에서 터줏대감으로 살아오며 서예를 가르쳐 온 오태갑(78)씨의 작품으로, 모두 한자 사전에 올라 있는 글자체라고 한다. 오씨는 저마다 다양한 개성을 가지고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을 형상화해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뜻을 담고자 했다. 작품은 ‘사람이 희망입니다’라는 한글 문구로 마무리했다.
김 구청장은 “개인적으로 새로 내건 현판을 볼 때마다 취임 당시 각오를 돌이키고 남은 임기 동안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게 된다”며 “청사를 드나드는 모든 분들도 사람이 희망이라는 의미를 생각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2013-07-05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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